‘극초음속기’ 쏠 공중발사대 개발 속도…인천-LA 2시간 시대 열릴까
극초음속 비행체를 공중에서 쏘는 발사대 역할을 할 대형 항공기인 ‘록’이 6시간 동안 하늘을 나는 시험 비행에 성공하면서 안정화된 성능을 입증했다. 록의 제조사인 스트라토론치는 올해 말에 마하 6까지 날 수 있는 극초음속 비행체를 록에서 발사하는 첫 시험에 도전한다. 극초음속 비행체가 향후 상용화한다면 태평양을 2시간도 안 돼 건너는 세상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15일(미국시간)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은 미국 기업 스트라토론치가 만든 대형 항공기인 ‘록’이 지난 13일 캘리포니아 모하비 공항을 이륙해 6시간 비행을 마치고 현지시간 오후 5시51분에 착륙했다고 전했다. 록의 시험 비행은 2019년 시작됐으며, 이번 기록은 최장 비행 기록이다.
이번 시험 비행에 사용된 록은 덩치가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다. 동체는 72m이고, 특히 날개가 117m에 이른다. 날개가 보잉 747이나 A380과 같은 민수용 항공기는 물론 미군이 운용하는 C-5 전략수송기 같은 대형 군용기보다도 길다.
이렇게 거대한 록의 역할은 날개 하단에 ‘탈론-A’라는 소형 무인 비행체를 매달고 상승했다가 특정 고도에서 분리시키는 것이다. 일종의 공중 발사대다.
탈론-A는 날개가 3.4m, 동체는 8.5m로 뾰족한 쐐기처럼 생겼다. 중량은 2722㎏이다. 로켓 엔진을 장착했는데, 가장 큰 특징은 마하 6까지 가속할 수 있는 극초음속 비행 성능을 갖춘 점이다.
탈론-A의 속도면 인천과 로스앤젤레스 사이에 놓인 태평양을 횡단하는 데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현재 사용하는 제트 여객기로는 10~11시간 거리다. 재커리 크레보 스트라토론치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에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첫 극초음속 비행 시험에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래 록은 공중에서 우주 발사체를 낮은 비용으로 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됐다. 하지만 이 회사를 2011년 세운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 2018년 사망하고, 2019년에 새로운 회사가 스트라토론치를 인수하면서 극초음속 비행체를 공중으로 운반해 쏘는 것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록의 용도가 바뀐 데에는 이유가 있다. 록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나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스페이스X의 로켓이다. 기존 로켓보다 발사 비용을 5분의 1까지도 절감할 수 있다.
스트라토론치는 항공기인 록을 이용하면 복잡한 발사대 없이 활주로만 갖추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고, 지구 중력을 뿌리치기 위한 무거운 1단 발사체가 없어도 되는 점을 내세워 비용 절감을 추진했다. 록의 가속도를 이용해 공중에서 로켓이 사출되는 방식을 제시한 것인데, 최근 몇년 새 스페이스X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스트라토론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렇다 할 상용 기술이 마련돼 있지 않은 극초음속 비행체 발사로 눈길을 돌렸다.
스트라토론치는 올해 말 탈론-A를 공중에서 발사할 예정이다. 이 시험이 성공한다면 민수용은 물론 세계 어느 지역의 상공이든 수 시간 내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이 가시화한다는 점에서 군사용으로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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