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 페퍼저축은행...1시간 14분 '컷'→ 2시간 8분 '접전'까지

권수연 기자 2023. 1. 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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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페퍼저축은행, KOVO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끈끈해진 수비로 2강까지 위협했다. 

지난 15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4라운드 여자부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로 꺾었다.

이로써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 역대통산 최다 홈 연패인 13연패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 흥국생명은 분위기 정돈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승점 3점을 얻어내며 순위를 굳혔다. 현재 흥국생명은 누적승점 51점(17승5패)을 기록했다. 3위 한국도로공사(승점 32점,11승9패)와는 거의 20점에 가까운 승점 차가 난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각 세트별로 페퍼저축은행과 추월~동점에서 1점 차 접전을 끌고갈 정도로 신승을 거뒀다. 페퍼저축은행이 급격히 4세트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졌잘싸'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다른 각도로 말하자면 꼴찌팀이 2위 팀에 순수 경기력으로만 들이받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특히 수비 라인이 크게 안정화되며 각 포지션 별 선수가 본인의 몫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오지영을 영입한 이후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경기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리시브와 디그가 크게 강력해졌다. 여기에 기존 디그에 남다른 특기를 보이던 이고은까지 가세하고 변함없는 강타력을 가진 이한비가 삼각구도를 만들었다.

이 날 흥국생명전에서 세터 이고은은 코트 끝에서 끝까지 대각선으로 달려오며 공을 걷어내는 굵직한 수비명장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오지영은 김연경이 작심하고 날린 공을 족족 올리며 팀이 반격할 수 있는 본격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페퍼저축은행 니아 리드ⓒ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페퍼저축은행 오지영, KOVO

여기에 마음먹고 뛰기 시작한 니아 리드가 무시무시한 타점을 선보이며 '껄끄러운 팀'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날 4세트 21-21에서 니아 리드는 쓰리블로킹을 세운 김미연, 옐레나, 이주아보다 훨씬 위에서 스파이크를 내려치는 압도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이 날 니아 리드가 양 팀 최다 득점인 32득점(공격성공률 38.36%), 이한비 16득점, 박경현 13득점을 올렸다. 

정확히 두 달 사이에 크게 달라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1월 16일, 2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매 세트 15점을 간신히 넘긴 점수로 고작 1시간 14분만에 셧아웃패로 거의 자멸했다. 

당시에는 디그와 리시브가 모두 무너지며 공격수들이 득점보다는 수비에 더 몸을 던졌다. 리베로는 공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고, 윙인 이한비가 서브존까지 굴러가며 공을 건졌다. 니아 리드 역시 공격에 큰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자진사퇴한 김형실 전 감독대신 지휘봉을 잡은 이경수 감독대행은 곧장 수비라인부터 강화했다. 부족한 공격자원 또한 시급한 문제지만 지금으로써는 대안이 없다.

오지영 영입 당시 본지와 통화를 가졌던 이 대행은 "현 상황에서 딱히 트레이드 할 수 있는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격수는 이대로 가야할 것 같다"며 어려운 상황을 털어놓은 바 있다. 

끈끈한 철벽수비로 '전력 보릿고개'를 넘어 '졌잘싸'까지 무섭게 경기력을 끌어올린 페퍼저축은행이다. 그러나 공격수가 매우 얇은만큼 미들블로커 최가은의 부상 이탈은 속쓰린 상황이다. 

페퍼저축은행 최가은ⓒ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최가은은 흥국생명전을 치르던 도중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결국 코트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구솔과 박연화가 공백을 메우지만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본지와 16일 통화한 페퍼저축은행 이경수 감독대행은 "(최)가은이는 경기 끝나고 트레이너와 테스트를 해봤는데 경기를 아예 못 뛸만큼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 자세한 것은 병원 진단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크게 무리가 있는 부상은 아니라고 전해들었다"고 전했다. 

자나깨나 이 대행의 가장 큰 고민은 얇은 가용 공격수다. 구솔도 고질병으로 무릎 부상을 안고 있으며 서채원, 박은서, 이한비 등도 부상과 후유증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리베로 오지영이다. 니아 리드가 어느정도 일관성있게 '터져줘야' 공격수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 대행은 "니아 리드는 어제(15일) 경기만큼만 해주면 좋겠는데 심리적 문제인지 육체적 컨디션 문제인지 업다운(기복)이 조금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니아가) 오지영 영입을 현재 굉장히 기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19일, KGC인삼공사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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