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오매라' 김서형 "암환자 연기, 폐암 별세父 떠올려..노메이크업"

문지연 2023. 1. 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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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이스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서형이 '오매라'를 통해 10년 전 아버지의 임종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서형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이호재 극본, 연출)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서형은 대장암 환자 다정을 연기해왔다. 그는 "병실에 들어가 호스를 꽂고, 암환자의 모습을 보여줄 때 현장이 조용해지기도 했다. 옆에 간호사로 나온 배우분은 실제 간호사 일을 하시면서 배우 전향을 하신 것이다. 그 장면에서 그분도 몰입이 되니 저보다도 먼저 우시고 그랬다. 그런 장면들을 하면서 마음이 아프면서도 '건강해야 되는구나'를 생각했다. 저희 아버지가 폐암으로 가셨다. 그때는 곁에 오래 있으면서 이런 장면을 볼 수 없었고, 손을 쓸 수 없어 요양원에 계실 때부터 봤던 터라 그 장면이 최고로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창욱과 울며 헤어지는 11회보다 그런 장면들에서 저 혼자 울었던 것 같다"고 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김서형은 또 "아빠의 아픈 모습을 봤을 때 그래도 단단하게 보이고 싶으셨을 것 같더라. 그래서 그 마음처럼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던 작품이다. 다정이가 순한 맛처럼 보이지만, 심지있게 혼자 있으 때만 힘들어하고, 아프지 않은 사람들도 담백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아버지의 마음을 다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리움이 가장 힘든 것 같다. 그래서 그걸 잘 정리하는 것이 다정이에게도 중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있었다. 슬프지만,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다면, 다정이가 언젠가는 내 모습이 될 수도 있다면, 저렇게 심지있게 잘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한다. 저도 연기를 좋아해서 하고 있는데, 하루 하루를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잘 지내고 내일을 맞이한다면, 그런 삶을 살다가 간다면 저도 다정이처럼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연기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김서형은 10여년 전 아버지를 폐암으로 떠나보냈던 일을 회상하며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가시면서 4~5개월의 시간이 있었다. 정리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 다행인 것 같다. 그게 어렵기도 하겠지만. 다정이를 연기하면서 만약 서형이에게 이런 이이 생긴다면, 다정이처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정리하는 시간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그 시간의 저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제가 어떤 표현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주변 분들은 각자 그런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겠지. 그래서 '오매라'가 그런 것들을 보여준 것 같다. 각자 준비할 시간들을. 그게 성장이라고 얘기하지만 남는 사람들의 성장도 있고, 미래를 먼저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무상'이라는 것을 30대 후반에 아빠를 보내면서 생각을 해봤다. 아빠에 대한 그리움도 있지만, 인생 무상이니 하루 하루를 더 잘 살고, 그때보다 더 나은 삶을 살잖나. 그래서 그 시간을 더 잘 살아야지, 그것을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며 아빠를 보내고 생각했던 나의 성장기를 '오매라'를 하며 끄집어내게 됐다"고 했다.

특히 김서형은 '오매라'를 위해 외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그는 실제로 일부러 살을 감량하진 않았으나, 마음가짐의 변화가 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그는 "아프다는 설정 자체가 주는 주입이 있잖나. 그것에 대한 생각들이 아무래도 배우의 몰입인 것 같다. 아빠의 모습을 보고 설정을 할 수밖에 없었고, 거의 노메이크업으로 촬영을 했다. 초반에는 직장 생활을 하는 커리어 우먼이다 보니까 화장을 했지만, 출판사에서 돌아와 집으로 돌아오는 신은 노메이크업으로 했었고, 병원 신은 거의 노메이크업이었다. 아픈 환자 메이크업은 제가 했다. 몸이 힘들어지면 다크서클이 생기니 그런 것 정도만, 크게 손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암에 걸린 아내 다정(김서형)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그녀의 남편 창욱(한석규)가 '소중한 한끼'를 만들어가는 이야기. 강창래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 도서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한석규와 김서형의 손으로 다시 태어났다. 김서형은 극중 암에 걸린 아내 다정을 연기하며 색다른 '순한 맛'으로 시청자들을 울렸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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