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 게 없었어요"…'반성 또 반성' 한승규에게 두 번의 좌절은 없다 [후아힌 SS현장]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후아힌(태국)=강예진기자] “잘한 게 없는 시즌이라...올해는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승규(26)가 반성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차기시즌을 향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한승규는 태국 후아힌에서 2023시즌 대비 동계훈련에 한창이다. 2017년 울산 현대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전북 현대(2019~2020)와 FC서울(2020 임대), 수원FC(2021 임대)를 거쳐, 지난해 서울로 완전 이적했다.

사랑을 듬뿍 받았다. 임대생 시절에도 헌신적인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섰던 한승규는 2년 만에 돌아온 상암벌에서 첫 골을 넣은 뒤 엠블럼 세리머니를 하는 등 팀을 향한 강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5월 무릎 부상으로 교체 아웃, 반월판 부상 판정을 받았다. 10경기 1골에 그친 그는 수술대에 올랐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15일 후아힌에서 본지와 만난 한승규는 “태어나서 첫 수술이었다. 경험이 없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좋지 않은 기억이다”라면서 “부상은 물론, 심적으로도 힘들었다. 사실 경기장에서 경기를 봐야 하는데 보기 싫을 정도로 힘든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렇기에 올해 마음가짐이 더욱 굳건하다. 한승규는 “잘한 게 없는 지난해였다. 스스로 많이 반성했다”면서 “선수가 매일 마음을 다잡을 순 없다. 무너지기도, 일어서기도 한다. 지난해 처음 느낀 감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뛰나 뛰지 않나 사랑을 보내주신 팬들께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2022 카타르월드컵도 좋은 자극제가 됐다. 1996년생인 한승규는 김민재(나폴리)를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턴), 나상호(FC서울)와 동기다. 그는 “워낙 배울점이 많은 선수다. 그 친구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고, 나도 잘하고픈 욕심이 생겼다. 경기를 보면서 좋은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이제 돌아볼 곳은 없다. 지난시즌 간신히 강등 위기를 넘긴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고자 한다. ‘끈기’를 강조한 한승규는 “어린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이 잘 융화돼 끈기 있는 경기를 했으면 한다. 너무 착하게, 모범적으로 경기하기보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 우리부터가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시즌을 잘 치러서 이제는 위에서 놀고 싶다. 믿어주셨으면 좋겠고, 경기장에서 보여드릴 테니 지켜봐댤라”고 힘주어 말했다.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