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은 불가항력…2028년 목표"
국회 '대통령 풍자 전시회' 논란에 "여야 추천 자문위 구성"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16일 "국회가 세종의사당으로 가는 건 불가항력적인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2028년 이전을 목표로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의사당은 이번에 토지계획 예산이 확보됐다. 빠른 시일 내에 국회 규칙을 운영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면 어느 범위까지 이전하게 될 건지를 확정 짓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 신속하게 더 잘 이전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빠른 시일 내 국회 규칙을 개정하고, 국회 규칙이 통과하고 나면 추진단을 구성해서 본격적으로 차질 없이 하려고 한다. 예상 시기는 2028년 목표로 하고 있다. 2028년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개혁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도 드러냈다. 이 사무총장은 "현재 국회의장 산하 기관에 개헌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있고 본격적으로 각 분과위별로 매주 토론회가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는 대한민국이 새로운 나라로 가는 큰 전환점을 만들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선 "특정 선거구에 대해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도 "특정지역이 특정 정당이 많이 당선되는 이런 건 없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또 하나는 너무 많은 사표가 생기는 선거 시스템은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하나는 독식 구조에 따른 첨예한 정쟁보다는 양당제에 기초하더라도 다당제 기초를 만들어서 공정과 협치가 존재하는 정치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풍자 전시회 철회' 논란에 따른 대책에 대해선 향후 여야 추천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저는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당 전시회) 전날 민주당 많은 의원들과 상의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략적인 의견은 국정조사 이후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씀이 있었다. 이후에 주호영·박홍근 원내대표를 만났다. 그래서 앞으로 여야가 추천하는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두어서 자문위원회를 거쳐서 전시하는 게 보다 국민 표현의 자유와 한편으론 국회라는 공간에서의 공공성 두 가지가 충돌하지 않도록 합리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국회 사무처는 13일까지 닷새간 일정으로 예정된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를 통해 30여 명의 정치풍자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시회 하루 전날 국회 사무처가 국회의원회관 사용내규 상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공간 사용을 불허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철거했다. 전시회에는 나체인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감싸는 등 윤 대통령 부부와 현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풍자 그림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 사무총장은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선 신중했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저는 매일 아침 7시에 일찍 출근하는 공직자 중 한 사람"이라며 말을 아꼈다.
내년 22대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국회의원 할 때보다 훨씬 더 일찍 출근하고 훨씬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곁눈질하지 않고 확실한 성과를 내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광재 사무총장 신년 기자회견 모두발언 전문.
토끼는 뒷다리가 깁니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 위기의 언덕을 힘차게 올라갔으면 합니다. 토끼는 귀가 큽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토끼는 거북이에게 속아서 용궁에 간 위기의 순간에도 간을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지혜가 만발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 어느 기업인이 "국민은 일류, 기업은 이류, 정치는 삼류"라고 해서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몇십 년이 지난 지금, 국민은 일류, 기업도 일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아직 국민 눈높이에 많이 모자란 듯싶습니다.
일류 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일류 국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정치 교체가 이뤄져야 합니다. 김진표 국회의장님은 취임 초부터 개헌과 선거법 개정, 국회법 개정 등의 추진 의사를 밝혀오셨습니다. 의장 공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도 다짐했습니다. 국회사무처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보좌하며 정치개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류국회를 위해서는 비전과 정책, 사람이 함께 준비되어야 합니다. 국회의원 여러분의 의정활동을 성심껏 지원하는 사무처가 되겠습니다.
먼저 좋은 입법과 좋은 예산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회의 입법역량과 예결산 심사기능을 대폭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김진표 의장께서는 취임 초 좋은 입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추진되는 법안마다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국회도서관, 미래연구원의 의견을 법안에 첨부해야 한다는 강조였습니다. 또 의장께서는 입법 규제 영향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지적하셨습니다.
참고로 의원 1인당 통과되거나 반영되거나 성립 법안 건수는 한국이 미국의 21배, 프랑스의 49배, 영국의 172배, 독일의 37배, 일본의 49배에 이릅니다.
국회의 예산 심의, 의결권은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김진표 의장안 등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올해 예산안에 반영된 사업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둘째, 국가의 중요과제를 해결하는 국회로 거듭나겠습니다.
먼저 국회가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정부 부처가 칸막이로 돼 있다고 비판하면서 우리 국회도 부족한 모습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국회 소속기관들이 하나의 단합된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더 나아가서 국책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연구해서 국가의 해결 과제를 추진해나가겠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개혁과 관련해선 국회 사무처, 연구기관과 국책연구기관이 함께 솔루션을 도출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기후위기는 지난 100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가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함께 토론해나가겠습니다. 현재 국회 내에는 정치개혁, 국민연금, 저출생, 기후위기, 미래산업 등 특위가 있습니다. 이 특별위원회와 연계하여 국회가 확실한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는 국회가 특별위원회를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최초로 마련되었습니다.
셋째, 새로운 국제질서에 맞는 의회 외교의 새 지평을 열겠습니다.
의회외교가 정책 공공외교의 중심에 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진표 의장께서 "국회 차원에서 2030 부산세계엑스포 유치, 방위산업을 비롯한 경제·통상외교를 활발히 전개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경제가 곧 외교인 시대가 열렸습니다. 현안 해결을 위한 방문외교와 초청외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보좌하겠습니다. 그간의 의회외교는 방문외교 중심이었습니다. 이번 정부예산에선 초청외교 예산이 대폭 확보됐습니다.
넷째,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좋은 정책이 탄생하려면, 국민과 소통해야 합니다. 1년에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1400개 정책 세미나가 열리고 있습니다. 1400개 의원회관 정책세미나가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될 수 있는 시스템을 올해부터 추진하겠습니다. 의장님께서도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 국회의원이 국민들에게 더욱 많이 알려질 수 있는 국회 만들라"는 지시가 있었고, 이를 위해서 국회방송, 유튜브 및 SNS 등 홍보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다섯째, 일류 정책을 만들려면 AI 국회로 진화해야 합니다.
국회 소속기관의 연구 데이터, 국회 의사록이나 동영상 등을 AI로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겠습니다. 뿐만 아니고 국회는 물론이고 한국은행, 통계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과학기술정보원(KISTI) 등 11개 주요 국가 기관과 공동으로 지식데이터를 함께 검색하고, 공유하고 더 나아가서 AI로 전진된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ISP 예산이 확보됐습니다. 일류 국회로 가기 위해서 AI 국회로 확실한 새로운 지평을 여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여섯째, 사람이 중요합니다.
미래를 이끄는 인재가 국회에 유입되는 인사 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김진표 의장의 결심이 있었습니다. 1976년 첫 입법고시가 실시된 이래 최초로 과학기술직류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그래야만 디지털 강국이나 세계적 기술경쟁에서 나아갈 수 있는 국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 채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의장님의 결단이 컸습니다.
의정연수원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국가 주요 기관과 함께 국회의원 연수를 진행하는 시스템을 추진하겠습니다. 한국은행과는 경제금융과정을, 카이스트와는 미래산업 과정을 운영합니다. 외국어 연수 과정도 더 강화해나가겠습니다. 나아가 의정연수원을 대학원 과정으로 만드는 획기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부분 또한 예산도 부분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일곱째, 세종의사당 설립을 차질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세종의사당 이전을 위한 토지계획 예산이 확보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언론 여러분. 복합위기라는 2023년, 대한민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자산은 '생각의 힘'이 돼야 합니다. 생각의 힘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국회 구성원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생각의 힘을 모아 가겠습니다. 일류 국회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한 해를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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