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임순례 감독 "그분들 잘못은 맞다, 하지만 국가의 무한 책임에 초점 둬" [인터뷰M]

김경희 2023. 1. 1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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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으로 단체 입국한 한국인들이 탈레반의 인질이 되는 피랍사건인 일명 '분당 샘물교회 사건'을 영화화한 임순례 감독을 만났다. 임순례 감독은 영화 '교섭'을 통해 선악의 이분법적 구분보다 사람을 구하러 간 사람들의 이야기에 방점을 찍으며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의 사명감을 그려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임순례 감독은 그동안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 등으로 자신이 설정한 목표와 가치를 좌표 삼아 악 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인물들을 그려왔다. 쉽지 않은 소재의 영화인데도 연출 제안을 수락한 이유로 임순례 감독은 "사실 이번 작품까지 연달아 세 작품이 같은 영화사, 같은 제작자와 함께 했다. 결이 다른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제작자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는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를 보았다. 아마도 민감한 걸 잘 피해 간다고 생각해서 내게 연출을 제안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유머러스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며 "이 이야기의 소재와 상업적 요소의 매칭이 사실 가장 큰 고민의 포인트였다. 종교적 신념을 영화에서 많이 다루지는 않았는데, 꼭 종교적 신념이 아니더라도 내가 믿는 신념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언제나 옳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 연출 제안을 수락했다."라며 진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국민이 외국에 가서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이 처했을 때 국민의 잘잘못을 따지며 저울질해야 하느냐보다는 일단 안전하게 귀국시켜서 이후에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다. 국가가 가지는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과, 그걸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자신의 목숨까지 위험한 상황에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를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들게 되었다."라며 당시 이슈가 되었던 사회적인 논란(여행 금지 국가에 여행을 간 당사자들의 잘잘못 시비)보다는 직업적인 신념과 소명의식에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임순례 감독은 이 영화의 소재에 대해 "양날의 검 같은 측면이 있다. 한국 영화에서 쉽게 다루지 못하는 소재이기도 했고, 상업적인 주제는 아니었지만 크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라 생각했고 거기에 끌렸다."라며 '교섭'이라는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실제 소재가 되었던 사건에 대한 의견은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그분들이 잘못한 건 맞다."라고 이야기하며 "하지만 그 부분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게 되면 지금 관객들의 반응이 다른 논쟁으로 갈 거 같더라. 가급적 그런 부분을 떠나서 영화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라며 픽션과 팩션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고민을 했음을 밝혔다.

임순례 감독은 "우리나라의 스무 명이 넘는 인원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되었고, 정부의 협상에 의해 귀국을 했다는 줄기는 사실과 똑같고 나머지 외교부의 협상 전문가(정재호나 박대식, 카심)들은 완벽하게 허구로 만들어 낸 캐릭터들이다. 협상 과정도 똑같이 과정을 디테일하게 다루지 않았고 큰 줄기의 방향만 참조했다. 매스컴에서 선글라스 낀 국정원 요원이 노출되기도 했고 당시의 협상 과정이 지리멸렬하기는 했다. 그렇게 많은 인원이 납치된 것도 처음이었고 탈레반이라는 정말 알지 못하는 단체가 상대여서 실수도 많았다고 들었다. 그렇지만 국정원 요원인 박대식의 캐릭터는 실제와 전혀 다르다. 당시 언론에 노출되었던 국정원 요원의 선글라스만 차용했다."라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는 허구인지를 설명했다.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 '교섭'은 1월 18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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