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 "30년간 미혼모로 자녀 키워...지금이라도 양육비 청구 가능할까요?"

이은지 2023. 1. 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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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1월 16일 (월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최지현 변호사

- 인지청구 시 친부나 친모가 사망했다면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 과거 양육비 지급의무는 상속성이 부정되는 일신전속적 의무이므로 소송이 수계될 수 없다고 봐

- 과거 양육비 지급에 관한 협의가 있었거나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성립되었다면 재산권으로 전환돼 지급 채무가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상속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3년 사귀다 잦은 다툼으로 헤어졌는데, 이별 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남자친구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면서 아이를 지우고 자신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뱃속의 아이를 차마 지울 수 없었던 저는 혼자 아이를 낳았고 미혼모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아빠의 존재도 모른 채 자랐습니다. 저는 아들이 학교에 간 시간에는 식당에 가서 알바를 하면서 아들을 혼자 키워냈죠. 다행히 아들은 잘 장성했습니다. 이제 결혼해 가정을 이룬 아들은 그동안 찾지 않았던 아빠를 찾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30년 만에 아들은 아빠를 찾았고 인지청구 소송을 통해 친아빠에 의해 인지가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결혼해서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두 아들을 두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혼자 아들을 키운 세월이 야속해 아이 아빠를 상대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양육비 청구 소송이 진행되던 중 아이 아빠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제 청춘을 바치면서 혼자 아이를 키웠는데 아이의 아빠를 찾자마자 세상을 떠나다니, 매우 허망했습니다. 아이 아빠의 상속인들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최지현 변호사님, 지금 미혼모로 아이를 캐워내셨고요. 자녀가 장성해서 친부를 찾고 인지 소송까지 했다는 내용이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먼저 설명 부탁드릴까요?

◆ 최지현 변호사(이하 최지현): 네, 인지에는 생부 혹은 생모가 스스로 자신의 자식으로 승인하는 임의인지와 가정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해 혼인 외의 자와 법률상 부모자 관계를 형성하거나 확인할 것을 구하는 강제인지가 있습니다. 사연자의 경우 친부가 자기 자식에 대해 스스로 인지를 하면 좋겠지만 나 몰라라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인지청구소송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법원에서 인지청구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면 아이가 태어난 때부터 부자관계가 인정됩니다. 인지청구는 자녀나 직계비속 또는 법정대리인이 친부나 친모 또는 검사를 상대로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청구는 친부나 친모가 살아있다면 소멸 시효 없이 언제든지 가능하며, 만약 사망하였다면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 양소영: 인지가 되면 자녀 양육비도 책임을 져야 하겠죠?

◆ 최지현: 네. 그래서 보통 인지청구와 동시에 자녀의 양육비청구도 함께 진행합니다. 그래서 이 사연의 경우에도 인지소송을 통해 친부로부터 인지가 된 이후에 자녀에 대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였습니다.

◇ 양소영: 청취자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요. 자녀가 지금 30세가 넘은 걸로 보이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과거 양육비 청구가 가능합니까?

◆ 최지현: 네, 사연자는 자녀의 친부를 상대로 과거 양육비 청구가 가능합니다. 우리 법원에서는 부모는 미성년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그 양육에 드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며, 이러한 부모의 자녀 양육 의무는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육자는 비양육자인 상대방에 대하여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태도입니다. 그런데 단, 과거 양육비 청구가 양육자가 홀로 자녀를 양육한 것이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 또는 동기에서 비롯되었다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않거나, 그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법원은 보고 있습니다.

◇ 양소영: 사연을 보니까요, 지금 과거 양육비 청구 소송을 하던 중에 친부가 사망을 하셨어요. 이 경우에 어떻게 될까요?

◆ 최지현: 우선 소송 진행 중에 당사자 일방이 사망하게 되면 상속인들이 소송 수계라고 해서 망인을 대신해서 소송을 이어받아 소송을 진행하게 됩니다. 사연을 보면 망인이 결혼을 해서 배우자도 있고 슬하에 두 명의 아들들도 있다고 하였는데요. 그렇다면 사연자 자녀의 친부가 사망함에 따라 친부의 배우자와 두 명의 아들들이 상속인이 됩니다. 그래서 사연자가 제기한 과거 양육비청구소송을 상속인들, 즉 친부의 배우자와 두 명의 아들들이 소송 수계를 받아서 그들을 상대로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지, 그들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됩니다.

◇ 양소영: 그러면 어떻습니까? 과거 양육비 청구도 소송 수계가 가능한 겁니까?

◆ 최지현: 결론을 말씀드리면 소송 수계는 어렵다고 보입니다. 왜냐하면 과거 양육비 지급의무는 상속성이 부정되는 일신전속적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연과 유사한 하급심 판례에서도 과거 양육비 지급의무는 상속성이 부정되는 일신전속적 의무이기 때문에 상속인들에 의해 소송이 수계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 양소영: 그럼 그 하급심 판례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최지현: 네, 과거 양육비 청구 소송이 진행되던 중 양육비 지급의무를 갖고 있는 일방이 사망에 이른 경우,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소송종료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하지만, 피상속인의 일신에 전속한 것은 그렇지 않은데, 특정한 신분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권리나 의무는 신분의 승계라는 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상속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그래서 양육자의 비양육자에 대한 과거 양육비의 지급을 구할 권리 혹은 비양육자의 양육자에 대한 과거 양육비 지급 의무는 미성년 자녀의 부모라는 신분적 지위에서 당연히 발생하는 일신전속적인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상속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만 과거양육비를 구할 수 있는 권리가 당사자의 협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의 확정에 의해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으로 성립한 후에는 가족법상 신분으로부터 독립해서 완전한 재산권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과거양육비 청구권 또는 과거양육비 지급채무가 상속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 양소영: 그러면 판례에 따르면 망인이 사망하기 전에 과거 양육비를 지급하겠다, 이렇게 협의를 했다. 그런 증거가 있다면 이때는 상속이 된다, 이런 말이군요?

◆ 최지현: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판례 태도에 따르면, 만약 사연자와 자녀의 친부가 과거 양육비 지급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있었다거나, 아니면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성립되었다면 완전한 재산권으로 전환되어 과거 양육비 지급채무는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상속이 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양소영: 결론적으로 사연자의 경우에는 망인의 상속인들을 상대로 과거 양육비 청구가 어렵겠군요.

◆ 최지현: 그렇습니다.

◇ 양소영: 그래도 인지가 됐기 때문에 다행인 것 같습니다.

◆ 최지현: 네, 인지가 되어서 사연자의 자녀도 출생 시로부터 친부의 자녀로 인정되기 때문에 망인의 상속인 자격이 있어서 망인이 사망하면서 남긴 재산이 있다면 상속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 양소영: 그러게요. 오늘 안타까운 사연이었는데요, 최지현 변호사님의 친절한 상담이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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