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순국 추정 중국 둥청구 건물 내부 들어가지 못해 골목서 ‘묵념’

재중 항일역사기념사업회 회원들이 15일 이육사 시인이 순국한 것으로 추정되는 베이징 둥청구 둥창후퉁 입구에서 간단한 제물을 놓고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 교민 ‘순국79周’행사

“철거 안 되고 오래 남았으면…”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재개발로 인한 철거 이야기가 몇 년째 나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장소가 오래 남았으면 합니다.”

중국 베이징(北京) 교민들로 구성된 ‘재중 항일역사기념사업회’가 15일 이육사 시인이 순국한 것으로 추정되는 둥청(東城)구 둥창후퉁(東廠胡同) 28호에서 순국 79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매년 추모 행사를 진행해온 기념사업회는 올해는 현지 주민들이 보안장치가 달린 거대한 문을 새로 설치해 내부에는 들어가지 못한 채 골목에서 간단한 묵념을 하고 행사를 마쳐야 했다.

이날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도 교민들은 북어포와 과일을 놓고 숙연한 표정으로 민족시인의 넋을 기렸다. 이육사 시인은 국내 무기 반입 등을 이유로 1943년 가을 서울에서 체포된 뒤 베이징으로 압송돼 고문 끝에 이듬해 1월 16일 숨졌다. 그가 숨진 곳으로 추정되는 둥창후퉁 28호는 일본 헌병대가 지하 감옥으로 사용한 곳으로, 현재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워낙 낙후된 지역이라 몇 년 전부터 재개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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