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2의 진박감별사’ 맹공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렇게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덩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민의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2의 진박감별사’ 논란에 대해 맹공을 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은 내팽개친 채 당권 장악에만 혈안”이라며 “이른바 ‘제2의 진박감별사’를 내세워 무조건 말 잘 듣는 친윤(석열) 당대표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윤 대통령의 오기와 독선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3일 사직서를 제출하자 이를 수리하거나 반려하지 않고 나 전 위원장을 전격 해임했다. 이를 두고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나 전 위원장의 행동을 “통속적인 정치신파극”이라고 비난했고, 나 전 위원장은 장 의원을 “제2의 진박감별사”라고 반박했다. 진박감별사는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친박(근혜) 의원들이 비박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각 지역을 돌며 친박 후보들을 지지했던 행태를 두고 불렀던 별칭이다.

박 원내대표는 “막장 내전으로 치닫는 집권 세력이 목불인견이다. 당권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과 노골적인 편파가 빚어낸 상황”이라며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렇게까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윤 대통령이 있어야 할 곳은 전당대회 한복판이 아니라 국민 삶의 한복판”이라며 “(여당을) ‘윤심의힘’으로 만들어 기어이 제왕적 총재로 당 위에 군림하겠다는 대통령의 의도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우리는 박근혜 정권 때 ‘진박감별사’ ‘십상시’의 추억을 기억한다. 윤석열 정권에도 지금 ‘친윤감별사’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이러다 또다시 ‘옥새들고 나르샤’ 코미디가 연출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옥새들고 나르샤’는 2016년 총선 때 친박의 ‘진박감별’에 대항해 비박인 김무성 당시 대표가 공천장에 대표 직인을 날인하지 않고 도장을 들고 부산 영도구로 내려간 사건을 비꼬는 말이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나경원 (전) 부위원장을 사직이 아닌 해임하기로 선택했다. 이유 불문하고 눈 밖에 나면 누구든 내치겠다는 것으로 가히 화풀이 국정운영”이라고 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줄 세우기에 친윤·반윤 우두머리 싸움이 거센 상태다. ‘친윤감별사’ 논쟁으로 난장판인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제2의 진박감별사’ 논란을 환기시켜 여권 권력투쟁 난맥상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진박감별사 논란이 일었던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예상 밖으로 고전하며 원내 제1당의 위치를 민주당에 내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