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의 시론]가당찮은 李 ‘피해자 행세’와 人性

2023. 1. 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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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범죄 혐의 적잖은데 수사를 매도

‘불체포특권 폐지’ 공언 뒤집고

구속영장 청구를 ‘강도 짓’ 빗대

적반하장 “민주주의 위기” 운운

‘소시오패스’ 비유에 공감 늘어

근본적 인성부터 의심받는 상황

권력형 범죄 혐의가 수두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가당찮은 ‘피해자 행세’가 점입가경이다. 경기 성남시 산하의 축구단인 성남FC 후원금과 관련한 ‘제3자 뇌물 혐의’는 그중의 하나다. 이 대표는 검찰에서 12시간 조사를 받은 지 이틀 후인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수사 아닌 정치를 하는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를 매도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을 뜻이 있느냐는 질문엔 “정당하고 적법하게 권한을 행사한다면 당연히 수용해야 하겠지만, 경찰이 경찰복을 입고 강도 행각을 한다면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강도 짓’이어서, 불체포특권을 누리겠다는 취지다. 지난 대선 때 ‘의원의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 폐지’에 “100% 동의한다”던 공언을 궤변으로 뒤집은 것과 다름없다.

‘제1야당을 이재명 방탄당으로 사당화(私黨化)’ 비판이 야권 일각에서까지 나오는데, 그는 검찰 출석 다음 날도 “민주주의가 해체 위기에 처했다. 이재명을 지키는 것이 여러분을 지키는 방법일 수 있다”고 했다.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장본인이 보인 적반하장의 왜곡·선동이다. 검찰에 출석하면서도 그는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 운운했다. 혹세무민이다. 문재인 정부 경찰이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잘못 결정했었으나, 무혐의 종결된 바는 없다. 고발인의 이의제기로 검찰·경찰이 더 수사해,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과 전 두산건설 임원을 관련 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장엔 당시 시장인 이 대표가 그의 최측근 정진상과 함께 공모자로 적시됐다.

성남FC 구단주이던 이 대표가 2016∼2018년 기업들의 후원금 170억여 원을 유치하게 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해당 기업들은 토지 용도 변경 등의 민원을 해결했다. 기업 측은 당시 이 시장 정책보좌관이던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만난 뒤, 성남시 요구 사항을 문건으로 정리했다. 검찰이 그 문건을 제시하자, 이 대표는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잡아뗐다고 한다. 이 대표는 개인 이익을 취한 것은 없다고 했지만, 전략추진팀장 공소장엔 이 대표가 성남FC 전신인 성남일화를 인수할 때의 언론 인터뷰 내용도 있다. “나는 정치인이다. 당연히 정치적 이득을 고려한다. 이재명이 성남구단을 잘 운영하는 걸 보니 능력이 있는 사람이구나, 더 큰 역할을 맡겨도 되겠다, 이런 소리를 듣는 것이 궁극적으로 내가 노리는 정치적 이득”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당일 국회에선 ‘소시오패스(sociopath)’ 소동이 있었다. 외교부 등이 주최한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 토론회’에서 구본기 시민주권운동중점 대표가 엉뚱하게 “소시오패스들이 모여 있는 토론회 같다”고 외쳤다. 윤석열 정부의 해법이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불만을 품은 구 대표의 빗나간 행태로 토론회는 파행했다. 그는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이던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 출신이다.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캠프 청년선대위에서 활동했다. 그가 이 대표도 ‘소시오패스 경향’ 지적을 받았던 일까지 아는지는 불분명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이던 2021년이었다. 원 장관 부인인 강윤형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해 “정신과적으로 보면 소시오패스, 반(反)사회적 경향을 띠고 있다”고 했다. 직접 진료하지 않은 의사가 의학적 소견을 공개 표명해선 안 된다는 비판과 별도로, 비유적 의미로는 고개를 끄덕이는 국민이 적지 않았다.

더 거칠어지는 이 대표의 피해자 행세를 두고, 근본적 인성(人性)부터 의심하는 국민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나마 이 대표부터 직시해야 할 때다. 평범한 사람 중에도 있을 수 있는 소시오패스의 특징은 이렇다고 한다. 평소에는 관대한 모습일 수 있지만,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비도덕적 행동도 서슴없이 하고,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나쁜 짓도 억지로 합리화하며,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말은 매우 잘하고, 말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일종의 카리스마를 통해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매력적이거나 흥미롭게 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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