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랑’ 김시우, 마지막홀서 1타차 짜릿한 ‘역전 우승’
■ PGA 소니오픈 4라운드
18언더파… 투어 통산 4승째
롱퍼터로 바꾼 뒤 첫 정상
올해 한국인 우승 ‘스타트’
아내는 KLPGA 선수 오지현
신혼여행 간 하와이서 겹경사
김 “아내보며 긴장 풀었다”
‘새신랑’ 김시우가 2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지난달 결혼 후 출전한 첫 번째 대회에서 우승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김시우는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고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역전 우승했다. 마지막 홀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친 헤이든 버클리(미국·17언더파 263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상금 142만2000달러(약 17억56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김시우는 2016년 8월 윈덤챔피언십과 2017년 5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2021년 1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이어 PGA투어 통산 네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김시우의 우승으로 PGA투어 통산 한국 선수의 우승 횟수는 24회로 늘었다.
이번 우승은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는 값진 결과다. 김시우는 2020∼2021시즌 대회인 2021년 1월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우승한 뒤 2년 동안 우승이 없었다. 특히 2021∼2022시즌은 29개 대회에 출전해 2021년 10월 샌더슨팜스챔피언십 공동 8위가 유일한 톱10이었을 만큼 PGA투어 진출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하지만 결혼이 김시우의 성적을 바꿨다.
김시우는 지난달 1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소속 선수인 오지현과 결혼했다. 소니오픈은 김시우가 결혼 후 출전한 첫 번째 대회다. 김시우는 결혼 후 신혼여행을 겸해 하와이로 향했다. 오지현은 KLPGA투어에서 9년간 활약하며 통산 7승을 보유했다. 2022시즌도 22개 대회에 출전해 대보하우스디오픈 준우승 등 꾸준한 활약에 대상 포인트 13위, 상금 랭킹 20위 등 상위권 성적을 냈다. 하지만 결혼 후엔 자신의 선수 생활을 중단하고 내조에 전념하기로 했다. 결국 김시우는 아내의 든든한 내조를 받고 출전한 첫 번째 대회에서 부진을 씻고 우승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김시우는 우승 직후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즐겁게 여행처럼 경기했다”면서 “함께 코스를 걸어주는 걸 보며 긴장도 풀었다. 쉬운 결정이 아닌데 함께 해줘 고맙다”고 아내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우승의 또 다른 공신은 롱퍼터다. 김시우는 지난 시즌 부진했던 퍼트 탓에 애덤 스콧(호주)의 조언을 따라 지난해 9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한동해오픈부터 롱퍼터를 잡았다. 뒤이어 출전한 프레지던츠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고, 2022∼2023시즌 PGA투어 5번째 출전 대회 만에 짜릿한 뒤집기로 우승 트로피까지 들었다.
버클리에게 3타 뒤진 공동 5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시우는 1∼3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티샷한 공이 벙커에 빠졌던 6번 홀(파4) 보기는 7번 홀(파3) 버디로 막았고, 이어진 8번 홀(파4) 보기 역시 9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김시우의 계속된 추격에 결국 버클리가 흔들렸다. 11번 홀(파3)에서 보기를 하며 앞서 같은 홀을 파로 마친 김시우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시우가 12번 홀(파4)에선 버디를 잡고 단독 선두로 역전하자 버클리도 버디로 응수한 뒤 14번 홀(파4)에서 약 8.8m의 버디를 넣어 다시 단독 선두로 나서는 등 팽팽한 싸움이 이어졌다. 버클리의 15번 홀(파4) 보기로 다시 공동 선두가 된 김시우는 버클리가 16번 홀(파4) 버디로 달아나자 17번 홀(파3)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 버디로 공동 선두를 지켰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갈렸다. 김시우가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지만 버디를 잡고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버클리는 세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뒤 약 3.6m 버디 퍼트마저 놓쳐 우승을 내줬다. 김시우는 “17번 홀 칩인이 들어가고 ‘할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잃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경기했는데 그게 들어가며 흐름이 내게 온 것 같다”고 우승 비결을 꼽았다.
미국 현지에서 이 대회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김주형이 임성재, 최경주와 함께 컷 탈락한 가운데 2021시즌 PGA 2부 콘페리투어 신인상 수상자인 김성현은 2타를 더 줄이고 안병훈 등과 함께 12언더파 268타 공동 12위로 마쳤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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