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집단폭행 숨지게 한 주범 징역 12년 선고…가담자들 7년·5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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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함께 생활하던 18살 소년을 4시간 동안 집단폭행하고 7시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일당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서전교)는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23)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 피해자에게 뇌손상을 가한 모모씨(20)에 대해 징역 7년, 이씨의 지시를 받고 폭행한 김모씨(20)에게 징역 5년, 벌금 3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함께 폭행에 가담한 10대 3명에 대해서는 각각 장기 2년~1년 6월, 단기 1년이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해 7월5일 오전 10시께 충남 천안의 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를 4시간여 동안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피스텔을 아지트 삼아 함께 활동하던 이들은 피해자가 이씨의 여자친구를 추행했다는 구실을 잡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는 골프채를 휘두르기도 했고 모씨는 피해자를 업어치다 머리가 땅에 닿게 해 뇌손상을 입게 했다. 김씨는 이날 다른 일로 이씨를 만났지만 이씨의 지시를 받고 폭력을 휘둘렀고, 함께 생활하던 청소년 3명도 폭행에 가담했다.

폭행은 4시간가량 이어졌다. 이들은 이미 정신을 잃은 피해자를 7시간여 동안 방치하다 밤 9시가 돼서야 119에 신고했다. 폭행 사실은 숨기고 피해자가 샤워하다 넘어졌다고만 밝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도 범행을 숨기기 위해 입을 맞췄다. 모임에 속해 있지 않던 김씨의 단독 범행이었다고 경찰에 거짓 진술했다. 김씨는 먼저 구속됐지만 경찰의 추가 조사과정에서 이들이 모두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씨 등 5명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명만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아 왔다.

이씨는 피해자가 죽음에 이르게까지 폭행하지 않았고 폭행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장은 "나머지 피고인들의 진술이나 증거를 종합하며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폭행이 이뤄졌다고 판단된다"며 "자신의 지시를 거역하기 어려운 피고인들을 이용해 폭행하고 망설이는 피고인들에게 반복적으로 폭행을 지시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자신이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허위진술하도록 종용해 실제 수사 과정에서 차질을 빚게 하는 등 우두머리 역할하면서 범행을 주도한 죄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씨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혀 사망에 이르는 결정적 역할을 한 점, 김씨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상태가 심각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고도 폭행한 점을 모두 유죄롤 인정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나이가 어리지만 범행에 가담하고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피고인들은 수시간 동안의 폭행으로 피해자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누구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폭행 과정에서 분노 조절을 못해 더 강하게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 범행의 방법, 포행 시간 등은 20대 초반, 10대 청소년들이 했다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잔혹하다"며 "참담한 심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피해자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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