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차가 6000번 자동운반 ‘등대공장’으로 거듭난 LG전자
세계적 수준의 지능형 자율공장 구축
건조기 가동, 워시타워 라인도 구축 예정
“지금 저희가 달리는 길이 LG 고속도로입니다. 표지가 보이시죠? 좀만 더 가시면, 첨단 자동화 기능을 갖춘 LG전자의 해외 공장이 있습니다.”(LG전자 공장 견학 당시 가이드)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의 클라스빌에 위치한 LG전자의 세탁기·건조기 공장 현장. LG전자가 3억9000만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해 만든 이 LG전자 테네시 공장은 연면적 9만4000㎡(약 2만8435평), 대지면적은 125만㎡(약 37만8125평) 규모에 이르는, LG전자 북미 생활가전 시장 확대의 선봉 기지다.
이 공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등대공장’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 기업이 세운 해외 공장이 등대공장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등대공장은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것으로 평가되는 공장들에 WEF가 부여한 호칭이다. WEF가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들을 심사해 매년 두 차례 선발하고 있는데, 지난해 상반기에 LG전자의 창원 LG스마트파크가 등대공장으로 국내 전자 업계에 처음 선정된 바 있다. 이로써 LG전자는 국내와 해외에 모두 등대 공장을 갖춘 국내 유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LG전자 테네시 공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구축됐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로봇을 활용해 공정을 자동화했다. 테네시 공장의 자동화율은 현재 63%이다. 올 연말까지 70% 가까이 높이는 것이 목표다. 생활가전 제조공장 기준으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이날 기자가 찾은 공장은 로봇팔과 물류 배송 로봇으로 바쁘게 제조 라인이 돌아가고 있었다. 가장 바쁜 건 LG전자 무인운반차(AGV). 바닥에 붙은 QR코드를 통해 길을 파악한 AGV는 세탁기·건조기 관련 부품을 운반했고, 각 라인에 옮겨진 부품 등을 거대한 로봇팔이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라인 공정 뒷단에는 실제 사람들이 들어서서 나머지 작업을 마무리했다. 주로 나사를 조이며 최종 완제품이 되도록 하는 세부 공정을 진행했다.
테네시 공장은 AGV만 166대 도입된 상태다. AGV는 최대 600㎏의 적재함을 최적의 경로로 자동 운반한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하루에 6000번 이상 수행했던 부품 운반 작업을 AGV가 알아서 처리하는 것. AGV의 운반 경로는 3만 개 이상의 공장 내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단 이동거리를 찾는 물류 동선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정된다고 한다.
앞서 LG전자는 2018년 말 테네시 공장을 준공하고 세탁기 생산라인 2개를 첫 가동했다. 이어 지난해 9월 건조기 라인 시험 가동 후 최근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함께 구매하는 비중이 전체의 80%달하는 미국 시장의 특성에 맞춰 세탁기에 이어 건조기 제조 물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테네시 공장의 3개 라인은 각각 드럼세탁기, 통돌이세탁기, 건조기를 생산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세탁기 120만대, 건조기 60만대다.
LG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안에 미국 본토 내 워시타워(세탁기와 건조기가 함께 구성된 제품) 시장 점유 확대를 위한 제품 라인 구축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는 미국 테네시 공장에 워시타워와 관련된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고도화된 생산체계를 기반으로 제품을 안정적으로 적기 공급해 북미에서의 세탁·건조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업(UP)가전을 미국 시장에도 진출시킬 계획이다. 업가전의 해외 브랜드인 ‘씽큐 업(ThinQ UP)’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우선 진출한 후 글로벌 출시 국가를 순차적으로 늘려나간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연내 업가전 세탁기와 워시타워에 ‘미세플라스틱 케어코스’를 업그레이드로 제공한다. 물 없이 이산화탄소로 세탁하는 상업용 무수 세탁 시스템 개발을 지속하며, 친환경 기술력 역시 강화하고 있다.
테네시=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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