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핵 잠재력’ 위한 韓美협의 시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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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방부와 외교부의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효적 강화가 현실적인 방법이지만, 북핵 위협이 더 심각해질 경우를 전제로 전술핵 배치나 자체 핵 보유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리가 북핵 대비 억제력 구축에서 유념할 것은, 북한의 핵능력 강화가 완료된 게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므로 미래의 핵 위협도 염두에 두고 억제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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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봉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前 육군 참모차장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방부와 외교부의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효적 강화가 현실적인 방법이지만, 북핵 위협이 더 심각해질 경우를 전제로 전술핵 배치나 자체 핵 보유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리가 북핵 대비 억제력 구축에서 유념할 것은, 북한의 핵능력 강화가 완료된 게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므로 미래의 핵 위협도 염두에 두고 억제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향후 북한의 핵능력 강화에는 몇 번의 변곡점이 있을 것이다. 7차 핵실험으로 방사포 등 포(砲)와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가 가능한 소형 핵탄두의 완성,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고체연료 기술의 완성으로 신뢰성 있는 ICBM의 개발, 핵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개발 등이 그것이다.
자체 핵무장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우리의 억제력 구축은 위 변곡점들을 염두에 두고 △확장억제의 실효적 강화 △재래식 억제력 강화 △핵 잠재력 확보의 3가지 방향으로 통합적·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확장억제의 실효적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 ‘한국식 핵 공유’ 체제를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식 핵 공유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미가 공동으로 한반도에서 핵 기획·계획·전개·운용·훈련하는 체계다. 나토(NATO)식과 차이점은, 미 전술핵을 한반도에 전진 배치하지 않고 위기 시 전개하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방사포 등 포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면 미 전술핵의 한반도 전진 배치도 검토해야 한다.
재래식 억제력 강화는 ‘한국형 3축 체제’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고도화하는 것이다. 이는 ‘국방혁신 4.0’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 국방부는 국방혁신 4.0의 첫째 추진 중점으로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의 획기적 강화’를 선정하고, ‘지능형 3축 체제’의 구축과 주요 전략자산의 통합 운용을 위한 전략사령부 창설을 준비 중이다.
핵 잠재력 확보는 북한이 신뢰성 있는 ICBM, SLBM을 완성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위협받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옵션이다. 그 경우 ‘미국이 서울을 위해 LA를 희생할 것인가’로 상징되는 ‘드골의 의심’이 현실화할 것이고, 한국의 ‘핵 잠재력’은 남북 핵 균형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일본은 하룻밤에도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다. 중국은 이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핵 잠재력이 갖는 억제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핵 잠재력 확보는 핵무장보다 실현 가능성이 크고 어려움도 적어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위 3가지 억제력 강화 방향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핵 잠재력 확보다. 비확산을 기본 핵정책으로 하는 미국으로부터 재처리·농축 권한을 승인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핵 잠재력 확보가 미국의 핵전쟁 연루를 방지하고 대중(對中) 봉쇄 전략에도 유리함을 적극 설득하면서 동맹의 신뢰를 두텁게 쌓아간다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핵 잠재력 확보에는 장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허송하면 국가의 미래가 위태롭다. 지금이 바로 미국과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협의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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