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9등급’이 교대 1차 합격…경쟁률 어떻길래 이런 일이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1. 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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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참석한 예비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23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서 교육대학(교대)과 초등교육과 경쟁률이 모두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망의 직업이었던 초등교사의 인기가 예전만 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9등급 성적을 받은 수험생이 지원자 미달로 수도권 교대 정시 1차에 합격하는 일까지 등장했다.

16일 입시전문기관 유웨이에 따르면 전국 10개 교대의 올해 정시 경쟁률은 1.87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2.2대 1)보다 떨어졌다. 전체 모집인원은 2047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하나, 지원자가 4531명에서 3822명으로 15.6% 급감했다.

일반대학의 초등교육과 일반전형 경쟁률 역시 지난해 5.55대 1에서 올해 3.71대 1로 하락했다.

교대와 초등교육과의 경쟁률이 하락한 건 학령인구 감소로 임용이 어려워진 탓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의 수가 급감한 것. 여기에 업무부담 증가와 교권 추락 등이 맞물린 점도 경쟁률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교원 수 감축에 따라 교대 선호도가 하락했고, 수험생이 줄어든 점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률과 합격선이 모두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경쟁률도 하락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는 수능에서 9등급을 받았음에도 수도권 교대에 1차 합격을 했다는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초등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신입생 예비소집에서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교실을 찾아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유튜버 A씨는 자신의 2023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공개한 뒤 “교대는 하락세를 타고 있고, 나군에 몰려있다”며 “교대가 미달이 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모 교대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학의 모든 정시 전형에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등급)이 없다. 수능성적 최저 140점까지 1차로 붙을 수 있다고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이 해당 대학에 문의한 결과, A씨가 수도권 교대 정시 모집전형에 1차 합격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 대학은 정시모집 1단계 선발 때 수능점수를 기준으로 하되, 성적에 따라 140점부터 1000점까지 차등 부여한다. 여기에 면접 평가(2단계)를 거쳐 최종합격자를 선발하는데 ‘지원자가 모집인원의 1.5배수 이하인 경우, 해당 전형은 1단계 전형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이번 정시 경쟁률이 1.37대 1이다. 저희 학교는 1차 합격자를 1.5배수까지 받는다”고 설명했다. 경쟁률이 1.5대 1을 넘지 못해 A씨가 자동으로 1차에 합격했다는 것이다.

이 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1.5대 1을 밑돈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 관계자는 “남은 입시 2차 전형은 규정에 근거해 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해당 수험생에 대해 별도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학의 정시모집 요강에는 ‘입학전형 성적이 모집인원 내에 해당하는 자라도 동일 모집전형의 다른 입학지원자와 현저한 성적 차가 있어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는 합격자 선발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A씨 역시 최종 합격여부에 대해서는 “아마 떨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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