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제3국 공동진출·탄소중립 협력 가속

석유수급 위기때 한국 우선 구매권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국빈 오찬에서 의기투합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회담 후 양국이 체결한 양해각서(MOU) 13건의 구체적 내용이 주목된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대한민국과 UAE 간 확대 회담 직후, 양국 정상 임석 하에 총 13건의 MOU가 체결됐다. 체결된 MOU는 크게 ▷에너지·원전 ▷금융 ▷방산 ▷기업 투자 ▷우주 등 5가지 분야다.

에너지 분야에선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Joint Declaration)’이 대표적이다. ‘넷 제로(Net-Zero·탄소 중립) 가속화 플랜’에 기반해 ▷탄화수소 경제 ▷산업 탈탄소화 ▷에너지 금융·투자 ▷정책 조정 등 협력 강화에 나선다는 것이 골자다.

이 공동선언문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술탄 알 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이 서명했다.

또 ‘한-UAE 국제공동비축 사업’ MOU 체결로 국내 석유수급 위기 시 한국이 계약 물량에 대한 우선 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여수기지에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원유를 유치해 판매하고, ADNOC는 공사에 임대료를 납부할 예정이다.

‘저탄소 탄소시장(VCM) 파트너십’을 위한 MOU도 체결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아시아 공동협의체 설립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탄소 거래 플랫폼에 대한 투자와, 탄소 감축 인증센터 설립·운영 등이 담겼다. 이 MOU에 한국 측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UAE 측에선 아부다비 2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투자회사의 CEO가 서명했다.

이와 함께 수자원 분야 협력에 관한 MOU를 통해 ▷수자원 분야 정책 교류와 공동연구 및 우수사례 공유 ▷국제 사회 주요 현안 공동 대응 ▷국장급 정기협의체 운영 등도 이뤄질 계획이다. 또한 도시 내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과 관련해 2019년 체결됐던 수소도시 MOU의 협력 대상도 구체화했고, 협력 분야도 추가했다.

원전과 관련해선 ‘넷 제로(Net-Zero) 가속화 프로그램’ MOU가 체결됐다. ‘원전 제3국 공동진출’을 비롯해 넷 제로 공급망과 핵연료 투자,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 가속화 등 분야의 프로젝트 발굴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2009년 맺은 원자력협정의 원활한 이행과 수출절차 간소화 및 수출품목 관리시스템 강화를 위한 ‘한-UAE 원자력협정에 따른 행정약정’ MOU도 맺었다.

또한 양국은 ‘금융’과 관련한 MOU에도 합의했다.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한국수출입은행과 아부다비국영에너지회사(TAQA) 간 금융협력’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무바달라와 한국 산업은행이 국내 유망기업의 성장을 위해 공동협력 및 투자를 추진하고, TAQA 발주 사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거나 제3국 등과 공동진출 시 수은의 금융지원을 통한 국내 기업의 수주 기회도 선점 추진할 예정이다.

방산과 관련해선 ‘전략적 방위산업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와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가 각각 체결됐다.

이 밖에도 양국 간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협력 확대를 위한 정책협의 및 협력사업 발굴, 상호진출 및 투자 확대 노력 등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및 혁신 분야 협력 MOU’와 2017년 체결된 우주협력 MOU 내용에 ▷우주탐사 ▷위성항법 ▷지구관측 ▷우주환경 보호 등 신규 협력 분야를 추가하는 ‘한-UAE 우주협력’ MOU 개정도 체결됐다.

박상현 기자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