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준한 지형·오래된 연식이 네팔 항공기 사고 불렀다

이영애 기자 2023. 1. 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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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네팔 항공기가 추락한 네팔 카트만두-포카라 항로는 8000m 높이 히말라야 산맥과 근접한 고지대로 항공기 이착륙 시 여러 산봉우리를 피해 비행해야 하는 등 위험요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트만두 포스트 등 네팔 현지 언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경 네팔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향하던 네팔 예티항공 소속 항공기(ATR72)가 포카라 인근 강 부근에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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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네팔 포카라 인근에서 추락한 예티항공 항공기. AP/연합뉴스 제공

15일(현지시간) 네팔 항공기가 추락한 네팔 카트만두-포카라 항로는 8000m 높이 히말라야 산맥과 근접한 고지대로 항공기 이착륙 시 여러 산봉우리를 피해 비행해야 하는 등 위험요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연식이 오래된 항공기 관제 시스템도 비행에 큰 부담요소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트만두 포스트 등 네팔 현지 언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경 네팔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향하던 네팔 예티항공 소속 항공기(ATR72)가 포카라 인근 강 부근에서 추락했다.

수다르샨 바르타울라 예티항공 대변인은 "해당 비행기에는 승객 68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72명이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대와 그의 10대 자녀 등 한국인 2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 시점 인근에 있던 지역 주민 아룬 타무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항공기의 절반이 산 비탈에 있고 나머지는 세티강 협곡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주민인 쿰 바하두르 체트리는 "항공기가 좌우로 움직이며 떨리다가 갑자기 급강하하면서 협곡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험준한 산악지형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네팔은 에베레스트를 포함해 해발 8000m급 봉우리 8곳이 있는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이뤄져 있어 트래커들에게는 인기 있는 관광지이지만 항공기 조종사에게는 까다로운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아밋 싱 인도 안전문제재단 창립자는 인도 ANI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네팔의 산악지형은 매우 까다롭고 조종사의 훈련 수준이 높아야만 한다"며 "깊은 계곡 사이로 공항이 있고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말했다.

험준한 산맥 사이로 빠르게 변하는 날씨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네팔은 정확한 일기예보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험준한 산맥 상공에서는 날씨가 급변하는 경우가 많아 비행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 포카라에서 22명을 태우고 이륙했던 항공기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며칠동안 내린 비 등 악천후로 수색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다만 이번 사고 당시 날씨는 맑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된 항공기의 관제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이번에 추락한 항공기는 연식이 15년 된 단거리용 프로펠러 항공기로 알려졌다. AP 통신은 비행 정보 데이터 등을 주기적으로 발신하는 장치가 오래됐고 관련 데이터를 신뢰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네팔 정부는 항공기 추락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조사단을 구성했고 45일 이내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팔은 역사적으로도 비행기 추락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지난해 5월에는 악천후로 네팔 무스탕 지구에 항공기가 추락하며 탑승했던 22명이 전원사망했다. 2018년에도 71명이 탑승한 항공기가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 인근에서 추락해 49명이 사망했다. 15일 로이터 통신은 2000년 이후에만 309명이 네팔에서 비행기와 헬리콥터 사고로 숨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모든 네팔 항공사의 유럽노선 운항을 금지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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