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아니다” 43세 트랜스젠더가 확 바꾼 ‘미스 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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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역사를 지닌 '미스 유니버스' 대회.
14일(현지시간) 제71회 미니 유니버스 대회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막을 내린 가운데 인수 후 처음 대회를 연 짜끄라퐁 짜끄라쭈타팁(43)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팟캐스트에 출연해 미인대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지 밝혔다.
미인대회는 수십년간 시청률을 꾸준히 하락해왔으며 더 이상 미국 최대 TV 채널에서 방송되지 않지만, 그는 미스 유니버스를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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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미디어그룹 창업자, 미스 유니버스 인수
해설자·심사위원 전원 여성…“페미니즘의 힘”
기혼·이혼 여성에 개방…“변혁적 리더 원해”
필리핀계 미국인 우승자 “나이 제한 올려달라”
71년 역사를 지닌 ‘미스 유니버스’ 대회. 각국을 대표하는 미인들이 왕관을 놓고 경쟁하는 ‘세계 4대 미인대회’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한때는 부동산 재벌이기도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회 소유자였다. 그랬던 대회가 급격히 ‘변혁’하고 있다. “더 이상 미인대회가 아니다”라는 선언도 나왔다. 발화자는 대회의 새 소유주가 된, 두 아이의 엄마이자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인 43세 태국인 여성 사업가다.
14일(현지시간) 제71회 미니 유니버스 대회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막을 내린 가운데 인수 후 처음 대회를 연 짜끄라퐁 짜끄라쭈타팁(43)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팟캐스트에 출연해 미인대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지 밝혔다.
짜끄라쭈타팁은 “해설자와 심사위원이 모두 여성이다. 남자는 무대에 올라갈 수 없다. 무대 위의 우리는 모두 여성이다”라며 “그것이 당신이 보게 될 미스 유니버스의 진화”라고 말했다.
과거에 참가 여성들이 높은 하이힐을 신고 활짝 웃으며 등장해 이브닝 가운과 수영복 심사를 중심으로 겨뤘던 미인대회를 짜끄라쭈타팁은 어린 시절부터 지켜봐왔다고 한다.
그는 “나는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태어났다. 잘못된 몸에 갇힌 소녀였다는 걸 5살 때부터 알았다. 미인대회에 나가는 것이 꿈이자 영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인대회가 페미니즘의 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전 세계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던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짜끄라쭈타팁은 현재 태국의 대형 미디어 그룹인 JKN 글로벌의 창업자다. 지상파 TV 채널을 비롯해 음료, 건강, 화장품, 의류 등 총 15개의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짜끄라쭈타팁은 지난해 미스 유니버스 조직을 2000만 달러(약 246억원)에 인수했다. 미인대회는 수십년간 시청률을 꾸준히 하락해왔으며 더 이상 미국 최대 TV 채널에서 방송되지 않지만, 그는 미스 유니버스를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짜끄라쭈타팁은 “미인대회가 저에겐 ‘눈요기 사업’이 아니다”라며 “아름다움의 정의는 ‘변혁적 지도자’(transformational leader)가 돼야 한다. 아름다움은 외모, 걸음걸이가 아니라 브랜드, 비전으로 판단돼야 한다”며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갖도록 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같은 취지에서 이번 대회는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기혼 여성과 이혼 여성, 임신부도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다만 수영복 심사는 유지한다는 게 짜끄라쭈타팁의 결정이다. ‘수영복 심사에 대해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는 팟캐스트 진행자의 질문에 짜끄라쭈타팁은 “우리의 수영복 심사는 맥락이 다르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우리가 무대에서 제시하는 방식을 본다면 마음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14일 막을 내린 제71회 미스 유니버스 대회의 왕관은 28세의 필리핀계 미국인 알보니 개브리얼(R’Bonney Gabriel)에게 수여됐다.
개브리얼은 무대에 올라 “미스 유니버스는 최근 엄마들, 결혼한 여성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폭넓게 아우르는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대회의 변화를 긍정하면서 “저는 28살이다. 대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가장 많은 나이다. 이 때문에 (참가 연령 제한) 나이를 올렸으면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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