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여객기 내부서 촬영 추정 영상···갑자기 흔들리며 비명·화염
전문가 “계산 착오로 실속 발생 추정”
지난 15일 추락한 네팔 여객기에서 승객이 사고 직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발견됐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은 지난 15일 네팔 포카라 공항 인근에서 추락한 예티항공 소속 ATR72기에 탑승한 인도인 소누 자이스왈이 기내에서 촬영해 송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브 방송 영상이 폐이스북에서 확인됐다고 16일 보도했다.
동영상이 실제 사고기에서 촬영된 것인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약 1분30초 분량의 해당 동영상에는 사고기가 소속된 예티항공 로고와 좌석 등받이에 있는 네팔의 보험회사 광고판 등이 등장한다. 또 영상에는 촬영자와 주변에 있는 승객들의 모습이 담겨 있고 비행기 창문 밖으로 포이는 포카라의 주거지를 촬영한 장면도 있다. 영상 속에서는 “너무 재밌다”고 외치는 승객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영상 속 기내 분위기는 한 순간에 급변했다. 비행기가 급격히 왼쪽으로 기울다 균형을 되찾는 듯 하더니 영상이 크게 흔들렸고 승객들의 짧은 비명이 이어졌다. 이후 영상을 촬영하던 카메라가 어딘가에 떨어지고 주변에서는 화염이 솟아올랐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자이스왈의 사촌은 타임스오브인디아에 자신의 사촌이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으며 탑승 직후부터 페이스북에서 라이브 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사고 발생 직후에는 사고 여객기가 활주로로 접근하면서 뒤집힐 듯 기우뚱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왔다. 동영상을 촬영한 포카라 지역 주민은 AP통신 영상부문 계열사 APTN에 “비행기가 갑자기 기울어졌는데 마치 전투기가 미사일을 피하는 모습 같았다”면서 “비행기가 딱 봐도 우리 집이나 근처에 떨어질 것 같아 오늘 모든 게 끝장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사고기가 일부 계산 착오로 착륙 중 공중에서 실속(失速·stall)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속은 비행기의 양력(揚力)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비행기가 속도를 잃고 앞을 위로 든 채 떨어지는 비행 상태를 의미한다.
항공 전문가인 론 바취 사우스퍼시픽대 교수는 호주 방송사 나인테트워크의 아침 방송에서 “해당 항공기가 유체역학적 실속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고도 탓에 공기 밀도가 희박한 곳에서는 더 빠른 속도로 날아야 양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 조종사가 착륙을 준비하면서 속도를 너무 줄였을 수 있고 이런 경우 공기가 희박한 곳에서는 실속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카라 공항은 해발 822m 높이에 있다. 히말라야 산맥의 주요 봉우리에서 거리가 가깝고 날씨도 급격히 변하는 특성이 있어 비행기의 이착륙이 쉽지 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가 난 예티항공 ATR72기는 전날 승객 68명과 승무원 4명 등 모두 72명이 탑승한 가운데 카트만두에서 출발해 포카라 공항 활주로에 진입하던 중 추락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한국인 2명도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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