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이 존경하는’ 윤형근, 파리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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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존경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윤형근(1928-2007)의 개인전이 지난 7일부터 데이비드 즈워너 파리에서 열린다.
RM은 지난해 연말 솔로앨범 '인디고'를 발표하면서 "출발점은 윤형근의 그림이었다"며 윤 화백의 '청색 회화' 옆에 앉아있는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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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당일에만 관람객 1000명 북적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존경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윤형근(1928-2007)의 개인전이 지난 7일부터 데이비드 즈워너 파리에서 열린다. RM은 지난해 연말 솔로앨범 ‘인디고’를 발표하면서 “출발점은 윤형근의 그림이었다”며 윤 화백의 ‘청색 회화’ 옆에 앉아있는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인디고 앨범의 1번 트랙 ‘Yun’은 윤 화백을 말한다. 노래도 그의 육성으로 시작한다.
새해 첫 전시로 시작한 윤형근의 개인전에는 오픈 당일에만 1000명 넘는 관람객이 찾으며 북새통을 이뤘다. 관람을 위한 긴 줄도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오프닝 날엔 큐레이터, 컬렉터 등 소수의 미술계 관계자들이 모이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RM이 동시대 미술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번 전시 출품작은 윤 화백이 1979년부터 1984년 사이 제작한 작업이다. 특히 1980년부터 1982년까지 파리에서 생활했던 시기를 아우르기에 그 의미가 깊다. 윤 화백은 당시 군부정치에 대한 분노와 독자적 화업을 완성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족과 함께 파리로 떠났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대부분 최초 공개되는 천지문(天地門) 연작이다. 다색과 청색이 섞여 깊은 빛을 띄는데, 이를 다양하게 변주한 작업들이다. 당시 표현의 자유가 억압됐던 서울의 암담한 상황 속에서도, 미술의 중심지로서 전 세계 화가들이 활발히 교류했던 파리의 생동한 분위기 속에서도 고유의 회화적 언어에 대한 확신을 놓지 않고 작업에 매진했던 윤 화백의 열정은 관람객에게 숭고한 내면의 울림을 선사한다.
한지에 그린 작업도 있다. 윤 화백은 한지에 대해 “따뜻한 느낌과 소박함이 그대로 하나의 작품 같기도 하며, 가장자리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선은 ... 양지(洋紙)에 비길 바가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한지 작업을 애정했다. 전시에서는 1981년 파리에서 제작된 한지 작업들 중 엄선된 12점의 작품들이 별도의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윤형근의 데이비드 즈워너 파리 개인전은 PKM 갤러리와의 협업으로 개최됐다.
윤형근 화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1회 입학생으로, 수화 김환기(1913~1974)의 제자였다. 이후 수화의 장녀 김영숙과 결혼, 가족이 됐다. 장인과 사위였지만 나이차가 15살 밖에 나지 않아 선후배로, 예술적 동지로 끈끈했다고 한다.
윤 화백은 하늘을 뜻하는 청색(Blue)과 땅의 색인 암갈색(Umber)을 섞어 탄생한 오묘한 검정색으로 그린 천지문(天地門)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완성했다. 면포나 마포에 물감을 푹 찍어 완성한 이 시리즈는 지극히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한국 전통 미학이 추구했던 수수하고 겸손하고 푸근하고 듬직한 ‘미덕’을 세계적으로 통용될만한 현대적 회화 언어로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윤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2018년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했고, 2019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 첫 수출 전시로 베니스 포루투니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연 후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 도쿄도현대미술관, 홍콩 M+미술관,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오하이오 클리블랜드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 기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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