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도 받는데…" 택배기사에 승강기 사용료 요구한 아파트 호소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택배기사에게 승강기(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부과하려다 논란을 빚은 세종특별자치시의 한 아파트 측이 "갑질이 아니다"라며 다른 아파트 사례를 참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16일 뉴스1에 "세종에 아파트 몇 곳이 택배기사에게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받고 있다"며 "이를 근거로 우리 아파트도 사용료 부과 결정을 내렸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두 군데는 1만원씩을 받고 있고, 다른 몇몇 아파트는 3000~4000원씩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2일 "오는 2월부터 택배기사에게 카드키 보증금 10만원과 엘리베이터 사용료 월 1만원을 부과한다"고 택배회사에 고지했다.

아울러 인테리어 공사업체에 대해서는 카드키 보증금 30만원, 엘리베이터 사용료 10만원(공사기간 내)을 내도록 했다.

이런 결정은 "승강기 한 대를 잡고 택배 배송을 하는 바람에 불편을 겪는다"는 입주민 민원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해당 내용이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뒤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관련 기사에는 '세종시의 부끄러움입니다. 반성하세요', '수치스럽다', '택배 중지 아파트 만들자' 등 댓글이 달렸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입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내부 소통망에는 이런 결정을 내린 입주자대표회의를 비판하는 글도 이어졌다고 한다.

이후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3일 카드키 보증금을 5만원으로 내리고, 엘리베이터 사용료는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당 안건은 오는 26일 열리는 입주자회의 1월 정기총회에서 최종 승인된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뉴스1에 "상황이 이렇게까지 돼 정말 송구하다. 그렇지만 정말 갑질 아니다. 우리가 왜 택배기사분들에게 갑질을 하냐. 너무너무 속상하다"고 호소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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