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막는다… 부채비율 90% 넘으면 대출 한도 축소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서부관리센터에 마련된 ‘악성임대인(속칭 빌라왕 등) 보증이행 상담 창구’에서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뉴스1

전세 보증금과 대출을 합친 금액이 전체 집값의 90%를 넘는 주택에 대한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한도’가 낮아진다. 보증금이 주택 가격을 초과하는 이른바 ‘깡통 전세’에 대한 계약을 사전에 차단해 임차인을 보호하고 보증기관의 재무 건전성도 높이는 취지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이날부터 접수하는 ‘전세금 안심대출 보증 신청’ 대상 주택의 부채 비율이 90%를 초과할 경우 보증 한도가 기존 80%에서 60%로 20%포인트 낮아진다. 전세 보증금이 3억원인 경우, 기존에는 2억4000만원까지 보증이 나왔지만 앞으로는 부채 비율이 90%를 넘는 집은 1억8000만원까지만 보증이 나오는 것이다. HUG 보증이 없으면 은행은 대출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셈이다. 연장이나 갱신 계약은 기존 규정을 적용받는다.

HUG가 전세대출 보증한도를 낮춘 것은 깡통 전세 관리 차원이다. 최근 빌라 중에선 매매가격이 전세 보증금 아래로 떨어져, 집을 팔거나 경매에 넘겨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최초 대출 신청 단계에서부터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HUG 관계자는 “전세대출 보증 요건을 강화하면, 보증 발급을 줄여 HUG의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