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스카이레이크, 솔루스첨단소재 3년 후 매각 플랜
유럽·북미 공장 완전 가동 시점 맞춰 매도
롯데, 일진머티리얼즈 이어 추가 M&A 주목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솔루스첨단소재(336370)의 경영권 매각 시기를 내부적으로 3년 후로 결정하고 해외 공장 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카이레이크는 2020년 9월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매물로 내놓은 솔루스첨단소재를 7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스카이레이크측은 매각을 추진 중인 솔루스첨단소재의 자회사 솔루스바이오텍 매각 대금을 유럽과 북미 공장 증설에 투입하면 해외 생산시설이 2025년 하반기쯤 가동률이 높아지며 기업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자회사 솔루스바이오텍 매각을 위해 벨기에 화학 기업 솔베이와 막판 가격 협상을 하고 있다. 솔루스바이오텍은 2021년 솔루스첨단소재 바이오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한 회사다. 매각가는 3000억 원 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카이레이크는 매각 대금을 솔루스첨단소재의 동박 공장 확충에 대부분 투입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룩셈부르크에 동박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헝가리에 유럽 최초의 전지박 공장을 설립해 1차 가동을 시작했다. 헝가리 공장은 2025년까지 총 10만톤의 전지박 양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솔루스첨단소재는 캐나다 퀘백주에도 전지박 공장을 신규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2024년 1만7000톤 분량의 1차 양산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총 6만톤 규모 생산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앞서 솔루스첨단소재는 퀘백 공장 건설을 위해 지난해 6월 2400억 원 규모 실탄을 현지 자회사에 지원한 바 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유럽과 북미 생산공장이 완전 가동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에 공급량이 늘면 기업 가치는 지금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캐나다 공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통과에 따라 현지 영업 환경이 훨씬 유리해질 전망이다. 스카이레이크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온, 테슬라 등 배터리 제조사에서 해외 현지 공장에서 소재 공급을 늘려 달라는 주문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솔루스첨단소재의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3521억 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2855억 원 대비 23% 늘었다. 다만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팔랐고 유럽의 전력난이 심화하면서 작년 3분기까지 296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스카이레이크는 2020년 9월 두산그룹으로부터 6989억 원에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 지분 53%를 인수했으며 석달 후 헝가리 생산기지 증설을 위해 현지 자회사인 볼타 에너지 솔루션(Volta Energy Solution)에 5042억 원을 증자하기도 했다. 볼타가 진행한 유상증자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575억 원을 출자한 것을 비롯해 스카이레이크가 3666억 원, 솔루스첨단소재가 801억 원을 각각 투자했다.
스카이레이크가 보유한 솔루스첨단소재 지분은 53.16%로 최근 솔루스첨단소재 시가 총액이 1조2000억 원 안팎에 머물러 있는 것을 고려하면, 스카이레이크는 공장 증설 등에 맞춰 본격적인 기업 가치 올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와 투자업계에서는 향후 솔루스첨단소재의 인수 후보 기업으로 롯데케미칼(011170) 등 롯데그룹을 우선 상장하고 있다. 롯데는 2020년 스카이레이크가 두산솔루스를 인수할 당시 롯데정밀화학(004000)을 중심으로 3000억 원을 출자해 지분 약 23%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국내 2위 동박 생산 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 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주주매매계약(SPA)을 마쳐 배터리 소재 분야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린 바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가 매물로 나왔을 때 스카이레이크도 인수를 검토했다" 면서 "자금력을 앞세운 롯데가 경쟁 우위에 섰고 롯데와 관계가 깊은 스카이레이크 역시 인수와 관련해 충분한 조언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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