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800명 "검사님"…아동학대 동료 선처 호소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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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다투던 학생을 말리는 과정에서 책상을 넘어뜨리고, 이후 다툰 학생이 제출한 반성문을 찢은 교사가 아동 학대 혐의로 송치됐다.
16일 뉴스1에 따르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초등학교 교사 A씨를 위한 전국 교사 1800명의 탄원서에는 학생 생활 지도에 대한 심각한 애로사항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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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다투던 학생을 말리는 과정에서 책상을 넘어뜨리고, 이후 다툰 학생이 제출한 반성문을 찢은 교사가 아동 학대 혐의로 송치됐다. 이에 전국의 동료 교사 1800여명은 자기 회고나 다름없는 탄원서를 제출해 선처를 호소했다.
16일 뉴스1에 따르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초등학교 교사 A씨를 위한 전국 교사 1800명의 탄원서에는 학생 생활 지도에 대한 심각한 애로사항이 담겨 있었다.
이번 탄원서는 교사 커뮤니티를 통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모인 것으로, 교사들은 A교사가 싸우는 아이들을 말리는 과정에서 이같은 일을 벌인 점을 참작해 줄 것을 호소했다.
서울의 한 교사는 "흥분한 학생들이 많은 교실에서 웬만한 소리나 종 치기로는 주의를 끌기 매우 어렵다"며 "큰 소리를 내야만 집중시킬 수 있던 상황임을 헤아려 달라"고 당부했다.
광주 한 교사도 "훈육할 생각이 없다면 반성하지 않는 반성문을 받고 그냥 넘어갔을 것"이라며 "자기 행동을 돌아보지 않는 반성문을 쓴 학생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또 A교사 사건을 통해 저마다 겪은 '무너진 교권'의 실태를 토로하는 이들도 많았다. 대구의 한 교사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학생이 저에게 욕설하고 의자를 던져도 대화로만 지도할 수밖에 없었다"며 "상담해도 자신은 촉법소년 나이가 아직 안 돼서 벌을 안 받는다고 말하며 막무가내였다"고 했다.
광주 한 교사는 "수업 중 휴대폰 게임을 하거나 스피커로 음악을 들어도, 욕설하거나 친구를 때려도 교사는 하지 말라는 말로 달래는 수밖에 없다"며 "부모에게 이를 알려도 오히려 교사가 자기 자녀를 차별한다는 소리를 듣는 게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탄원 연명을 추진한 윤정현 광주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규율을 지키지 않는 학생이 학습 분위기를 해치며 다른 평범한 학생들의 학습권도 위협한다"며 "교권뿐만 아니라 학습권 침해를 일삼는 행위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실정이다. 우리 사회가 반드시 바꿔야 할 숙제다"라고 밝혔다.
한편 A교사는 지난해 4월 12일 교실에서 싸우는 학생들 앞에서 책걸상을 손발로 밀어 넘어뜨리고 학생이 쓴 반성문을 찢었다가 정서적으로 학생을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아동 학부모가 고소한 다섯 가지 혐의를 검토했고 이 중 두 가지 혐의가 교권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송치했다.
A교사는 관련 혐의에 대해 "학생들이 흥분한 상태라 교실 맨 뒤 책상을 복도 쪽으로 밀어 넘어뜨리고 아이들이 조용해지자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며 "반성문으로 '나의 행동 돌아보기'를 쓰라고 했는데 잘못한 일이 없다고 해 이렇게 쓰면 안 된다며 찢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사건으로 민·형사상 소송 중인 A교사는 "전국의 많은 교사가 교사로서 사명감으로 교직을 시작했다가 고통받고 학교를 떠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며 "학생의 문제 행동을 보고 교사가 눈감는다면 그 피해는 나머지 다수 학생이 감당해야 한다. 아이들을 바르게 지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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