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진실왜곡 위증·무고사범 14명 적발

기사내용 요약
창원지검 "진범은 처벌 피하고, 죄 없는 사람 억울하게 처벌 위험 초래"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위증·무고 등 사법질서 방해범죄는 실체진실 발견을 어렵게 해 진범은 처벌을 피하고, 죄가 없는 사람이 억울하게 처벌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해 국가 형사사법 질서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키는 매우 중대한 범죄다. 별다른 죄의식 없이 사적 이익을 위해 사법질서를 무시하고 위증, 무고를 서슴지 않는 사법질서 방해사범은 반드시 엄단할 필요가 있다."

16일 위증·무고 등 사법질서 방해사범에 대한 처벌 결과 자료를 발표한 창원지검 측은 이 같이 강조했다.

창원지검은 "지난해 하반기 동안 위증사범 9명, 무고사범 5명 등 사법질서 방해사범 14명을 적발해 기소했다"며 "앞으로도 사법질서 방해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해 실체적 진실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고, 법질서 확립과 국민의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적발된 위증·무고 사례 중 살인미수 피고인이 중형을 피하기 위해 친형인 피해자에게 위증을 부탁한 사례도 있었다.

피고인 A씨는 아버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달라고 따지다가 친형인 B씨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화가 나 주방에서 식칼을 들고 나온 후 도망치던 B씨를 쫓아가 복부를 7차례 이상 찔러 살인미수죄로 기소됐다.

이후 A씨는 살인미수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중 중형이 예상되자 교도소 접견을 온 B씨에게 "반드시 특수상해죄로 공소장이 변경돼야 한다. 식칼로 한번만 약하게 찔렸다고 증언해 달라"며 위증을 부탁했다.

A씨의 부탁에 따라 B씨는 "A는 복부를 1회 정도 찌르는 시늉만 했고, 복부 상처는 모두 내가 스스로 자해한 상처다"라고 위증했다.

하지만 검찰은 교도소 접견기록과 녹취파일 등을 분석해 A씨가 접견 온 B씨에게 위증을 부탁한 사실을 규명해 위증 및 위증교사죄로 각각 불구속 구공판 처분을 내렸다.

강간 사건에서 친구를 위해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위증한 사례도 있었다.

피고인 C씨는 모텔에서 미성년자인 피해자 2명을 강간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죄로 기소돼 1심에서 전부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해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C씨의 친구인 D씨가 기존 수사 및 1심 재판 과정에서 전혀 언급된 적이 없음에도 항소심에 처음 등장해 자신이 직접 현장을 목격하고 피해자들과 함께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며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실, D씨는 C씨의 범행 직전 배우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집으로 갔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으나 "당시 나도 모텔에 함께 있었고, 미성년자인 피해자 2명과 합의 하에 동시에 성관계를 했다"라고 위증해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했다.

검찰은 C씨와 D씨의 교도소 접견 녹취록을 분석한 후 피해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위증을 밝혀내 불구속 기소했다.

이 외에도 연인과 합의 후 폭행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고 위증한 사례, 허위 증언이 빈번한 마약 사건에서 공범의 마약 수입 등 사실을 위증한 사례, 불법 게임장의 직원이 실제 업주를 숨겨주려 위증한 사례 등 다양한 사례가 있었다.

또한, 무고 사범의 경우 경찰이 무혐의 결정한 고소 사건에 대해 검찰 측에서 직접수사를 통해 고소인(임차인)이 오히려 피고소인(임대인)을 무고하고 소송사기 범행을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경찰은 '혐의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했으나 지난해 9월 시행령 개정으로 경찰 불송치 사건에 대한 무고 수사가 가능해져 검찰이 계좌추적, 사실조회, 민·형사기록 검토 등 직접수사를 통해 억울한 피무고자의 누명을 벗겨 민사 분쟁 해결에도 기여했다.

검찰 관계자는 "위증·무고 등 사법질서 방해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해 진실을 가릴 수 있다는 헛된 의도는 성공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따른다는 경종을 울리고,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 국민의 권리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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