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反제로 코로나' 시위대 은밀 검거…불복종 확산 우려한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했던 시위 참가자들을 '은밀히' 검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인권 침해 사례를 추적하는 '웨이취안왕'은 시위에 나섰던 100명 이상이 구금된 상태라고 추정했다.
작년 11월 24일 쇠사슬로 아파트 출입구 등을 봉쇄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우루무치 화재를 계기로 중국 전역에서 벌어졌던 동시다발 시위 참가자들이 은밀한 방법으로 속속 중국 당국에 체포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시위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철통 봉쇄 조치로 숨이 막혀 하던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했던 것으로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통일된' 저항의 표시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았다.
심지어 시위 과정에서 공산당·시진핑 퇴진 구호가 등장했고, 이에 놀란 중국 당국은 12월 7일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으로 급전환했다.
이로써 중국에서 3년 가까운 제로 코로나 정책이 막을 내렸으며, 코로나19 감염이 급속하게 확산하는 속에서도 중국 경제가 제 궤도를 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관심을 모았다.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14억 인민이 일부 문제에 대해 다른 우려와 견해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소통과 협의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시 주석이 공산당·시진핑 퇴진 시위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그에 대한 간접적인 거론이자 '중국 내 여론 분열'을 인정한 것으로 인식됐다. 나아가 시 주석이 반대 세력을 포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 당국이 동시다발 시위 사태에 강경 대처를 하게 되면 민심 이반을 더 부추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중국 당국은 동시다발 시위 현장 채증을 바탕으로, 시위 참가자들에게 사회 불안 선동자라는 딱지를 붙여 은밀하게 체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 당국은 지난 7일 '새 단계 코로나19 방역 정책 조정에 적응해 법에 따라 관련 형사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데 대한 통지'를 발표하고,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경미한 형사사건 범죄는 선처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방역 규정 위반 사범에 대해선 관대한 처분을 하겠지만, 백지 시위 참가자 등에 대해선 기존 법대로 처분이라는 이중잣대를 대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으로선 유연한 대응이 불복종을 용인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될 걸 우려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실제 최근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과 트위터 등에는 각종 이유로 시위 사태가 벌어져 현지 경찰 당국과 충돌하는 영상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이달 7일 충칭시 코로나 항원키트 제조공장에서, 5일 톈진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2일 허난성에선 대규모 폭죽 금지에 반발한 주민들의 항의가 경찰차를 부수는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고 짚었다.
미시간대 정치학과의 메리 갤러거 교수는 많은 중국인이 심한 검열에 지쳐 언제든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중국 당국도 잘 알고 있어 보인다면서, 그런 탓에 시위자들에 대해 '조용한' 검거와 구금 조치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의 시진핑·공산당에 대한 충성 강요가 눈길을 끈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15일 "우리 같은 큰 정당, 큰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 만약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 통일 영도가 없고 전당·전국의 사상 통일이 없다면 어떠한 일도 이룰 수 없다"는 시 주석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는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촉구한 내용으로 인식됐다.
이는 이날 발간된 추스 최신호에 실린 걸 미리 보도한 것으로, 해당 발언은 작년 10월 25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정치국 제1차 집단학습에서의 시 주석 연설 전문이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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