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아내 오지현 앞에서 역전 우승..17번홀 '칩인' 우승 원동력(2보)

주영로 2023. 1. 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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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소니오픈 최종 18언더파 262타 역전 우승
작년 12월 KLPGA 통산 7승 오지현과 결혼
결혼 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통산 4승
17번홀 칩인 버디 이어 18번홀 버디로 역전극 완성
김시우가 17번홀에서 칩인 버디에 성공한 뒤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다.

17번홀(파3). 김시우(28)가 그린 밖에서 웨지로 친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 홀을 향해 굴러가다 컵 안으로 떨어졌다. 약 9m 거리에서 만들어낸 환상적인 ‘칩인’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주먹을 쥐며 포효한 김시우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우드를 잡고 힘차게 티샷했다. 공은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으나 222야드를 남기고 아이언으로 친 공을 그린에 올렸다. 이글 퍼트가 들어가지 않았으나 가볍게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클럽하우스 선두로 경기를 끝낸 김시우는 아내 오지현과 함께 뒤에서 경기하던 헤이든 버클리(미국)의 경기를 지켜봤다. 버클리가 18번홀에서 파에 만족하면서 김시우의 1타 차 우승이 확정됐다.

‘새신랑’ 김시우(28)가 아내와 함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새해 처음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달러)에서 우승했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를 쳐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우승했다.

2012년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최연소(만 17세 5개월 6일)로 통과한 김시우는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그 뒤 2017년 ‘제5의 메이저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대회 사상 최연소 나이로 우승했고, 2021년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8승)에 이어 다승 2위를 기록 중인 김시우는 약 2년 만에 통산 4승에 성공했다. 우승상금은 142만2000달러(약 17억6000만원)다.

이번 대회 우승이 더 큰 의미가 있는 건 지난해 12월 18일 결혼한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우승을 차지했다.

김시우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7승을 거둔 오지현(26)과 약 2년 동안 교제 끝에 지난해 12월 결혼했다. 결혼식 뒤 하와이로 떠나 신혼여행과 함께 이 대회를 준비했다.

3라운드 뒤 김시우는 “지난주부터 하와이에 일찍 와 있어서 그런지 시합에 온 것 같지 않았고, 신혼여행 온 느낌이라서 시합이라는 부담이 없었다. 경기를 끝낸 뒤에는 늘 데이트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조금 더 즐겁게 하와이를 즐기고 있다”고 아내와 함께하는 이번 대회에 만족해했다.

오지현은 결혼 후 KLPGA 투어 활동을 접고 김시우의 내조에 전념하고 있다.

3타 차 공동 5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김시우는 경기 초반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1번홀(파4) 버디를 시작으로 2번과 3번홀(이상 파4)에서 3m, 4.5m 그리고 약 2.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6번부터 9번홀까지는 버디와 보기를 주고받으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으나 후반 12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16번홀까지는 버디가 나오지 않으면서 잠시 공동 선두에서 내려왔다. 뒤에서 경기하던 버클 리가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 1타 차 선두로 앞서 갔다. 그러나 곧이어 17번홀에서 김시우가 환상적인 칩인 버디를 기록하며 추격했다.

공동 선두로 맞은 마지막 18번홀에선 전략적인 공략이 통했다. 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 우드로 티샷했고, 페어웨이 벙커에서 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했다. 침착하게 2퍼트로 마무리하면서 버디를 잡아낸 김시우는 아내가 보는 앞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김시우의 우승으로 새해 한국 선수의 우승 행진도 다시 시작했다. 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지난해 10월 김주형의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새해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시우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퀸타에서 개막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 사냥에 나선다.

안병훈(32)과 김성현(25)이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쳐 공동 12위에 올랐고, 이경훈(32)은 공동 28위(10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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