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강유림의 손끝이 터뜨린 것, 폭발력과 잠재력 그리고 WKBL 판도

손동환 2023. 1. 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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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12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2022년 11월 18일 오후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용인 삼성생명은 아산 우리은행-부산 BNK 썸과 함께 1라운드를 공동 1위(4승 1패)로 마쳤다. 특히,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우리은행을 공격력으로 압도했다. 1라운드라고는 하나, 삼성생명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강유림의 득점력도 심상치 않다. 1라운드만 놓고 보면, WKBL 정상급 스코어러. 강유림의 득점력이 있었기에, 삼성생명이 기대 이상의 위치에 올라섰다. 강유림 또한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어요”
청주여고를 졸업한 강유림은 광주대에 입학했다. 2016년부터 2년 동안 광주대를 대학 무대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2018년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도 광주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광주대 전성기를 주도했던 강유림은 2019~2020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2라운드 3순위로 부천 하나원큐에 입단했다.
강유림은 대학 무대에서 압도적인 빅맨이었다. 지금처럼 슛을 잘하는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175cm의 키로 프로에서 센터를 보는 건 어려웠다. 포지션 변경은 필수였다. 그래서 피나는 노력을 했고, 피나는 노력 끝에 슈터로 자리매김했다. 그 시작은 2020~2021시즌이었다.

2019~2020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2라운드 3순위로 하나원큐에 입단했습니다.
이름이 불리지 않아서, 많이 불안했어요. 하지만 지명돼서 많이 기뻤어요. 좋았던 기억밖에 없었어요.
드래프트 직후에는 데뷔하지 못했습니다. 아쉬움이 컸을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은 크게 없었어요. 경기에 뛰고 싶다는 욕심이 크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기회는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으로 프로 데뷔를 준비했던 것 같아요.
2020~2021시즌에는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를 소화했습니다. 평균 출전 시간도 25분 9초에 달했고요.
(강유림은 해당 시즌 7.3점 3.97리바운드에 경기당 1.2개의 3점슛과 31.8%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비시즌 때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어요. 연습 경기를 많이 뛴 것도 아니었고요. 이 정도로 뛸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데뷔 처음으로 정규리그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했습니다.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힘든 시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프로 선수로서 데뷔전을 치른 거잖아요. 좋았던 마음이 더 컸어요. 좋았던 기억만 나고요.
대학 시절 포지션은 빅맨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프로에서는 슈터로 포지션을 바꾸셨어요.
말씀하신 대로, 제 포지션이 정말 애매했어요. 그렇지만 코치님께서 제 슈팅 감각을 알아봐주셨어요. 그래서 저에게 슛 연습을 많이 주문하셨어요. 특히, 한 타이밍 빠른 슈팅을 강조하셨어요.
2020~2021시즌 신인왕을 차지했습니다. 생애 단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인데요.
좋은 마음도 물론 컸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더 강했어요. 더 잘해야 한다는 욕심도 들었고요.

“2021~2022시즌요? 너무 힘들었습니다”
신인왕을 차지한 강유림은 2020~2021시즌 종료 후 신분의 변화(?)를 맞았다. 하나원큐-BNK-삼성생명의 삼각 트레이드가 이뤄졌기 때문이다.(삼성생명은 김한별을 BNK에 내줬고, BNK는 구슬을 하나원큐에 내줬다. 그러면서 삼성생명에 1라운드 지명권도 양도했다. 하나원큐는 강유림을 삼성생명으로 보냈고, 삼성생명에 2년 연속 1라운드 우선 지명권을 줬다)
이로 인해, 강유림은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첫 트레이드와 낯선 팀이 강유림의 현실로 다가왔다. 강유림의 마음이 흔들릴 법도 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기대 속에 더 많은 기회를 얻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지만, 강유림이 얻은 경험치는 꽤 많았다.

2020~2021시즌 종료 후 삼각 트레이드로 하나원큐를 떠났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신인왕을 받았던 시즌보다 더 잘하고 싶었어요. 소속 팀이었던 하나원큐에 더 보탬이 되고 싶었죠. 그렇지만 삼성생명으로 갑자기 트레이드됐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삼성생명으로 향했습니다. 첫 인상은 어떻던가요?
임근배 감독님께서는 잘못된 걸 직접적으로 질책하지 않으세요. 선수 스스로 깨닫게 하시는 스타일이시죠. 또, 스스로 생각하는 농구를 추구하세요.
저도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또한 이전과는 달랐고요. 그래서 어려움이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아요. 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파악했고요.
2021~2022시즌에도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를 소화했습니다. 평균 출전 시간 역시 26분 42초로 소폭 상승했는데요.
(강유림은 해당 시즌 7.9점 4.1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사실 많이 힘든 시즌이었어요. 부담이 컸거든요.
이유가 있으셨나요?
신인상을 받은 직후라, 주변 분들의 기대를 많이 받았어요. 게다가 트레이드 때문에, 저를 향한 관심이 더 커졌어요.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컸어요. 그런 부담감이 조급한 플레이로 나왔고요.
가장 아쉬운 건 플레이오프에는 나서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너무너무 아쉬웠어요.(‘너무너무’라는 단어를 꽤 강조했다) 플레이오프가 정말 코앞에 다가왔었거든요. 하지만 많이 깨달은 것 같아요.

“농구를 잘하고 싶었어요”
강유림은 WKBL 신진급 슈터로 성장했다. 그러나 하지 못한 게 많았고, 부족한 것도 많았다. 특히, ‘플레이오프 출전 경기 0’은 강유림을 자극시켰다.
그래서 강유림은 2022년 여름을 더 혹독하게 보냈다. 팀 컬러에 자신의 몸을 맞추되, 자신의 포지션 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멈추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강유림이 밝힌 이유는 “농구를 잘하고 싶어서”였다.

이번 비시즌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어떤 상황에서도 슈팅 밸런스를 잡을 수 있도록, 슛 연습을 더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슛이 안 됐을 때의 움직임을 이주한 인스트럭터와 연습했어요.
이전 비시즌과의 차이는 어떤 거였을까요?
연습했던 동작들을 연습 경기에서 많이 시험했어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연습했던 동작들이 실전에서 점점 잘 나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전보다 망설이지 않았고, 자신감도 더 얻은 것 같아요.
한편, 삼성생명은 이전보다 더 빠른 농구를 추구했습니다. 임근배 감독님께서는 어떤 주문을 하셨나요?
감독님께서도 “속공에서도 자신 있게 던져”라고 주문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많은 믿음과 많은 기회를 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더 편하게 던지는 것 같아요.
마음가짐의 차이도 있었을까요?
2021~2022시즌에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만 했어요. 하지만 이번 비시즌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농구를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이번 비시즌의 핵심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이 컸기 때문에, 연습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1라운드처럼 자신 있게!”
삼성생명은 2022~2023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해외동포선수인 키아나 스미스를 영입했다. 키아나 스미스는 슈팅과 볼 핸들링을 겸비한 선수. 삼성생명의 공격 옵션을 다변화할 수 있는 존재였다.
배혜윤과 키아나 스미스가 삼성생명의 원투펀치 역할을 했다. 거기에 기름을 끼얹은 이가 있었다. 강유림이다. 다양한 슈팅 옵션과 빠른 공수 전환, 궂은일 등으로 삼성생명의 삼각편대를 완성했다.
또, 1라운드가 끝났을 때, 강유림은 3점슛 성공률 2위(46.2%)와 경기당 3점슛 성공 개수 2위(2.4개), 공헌도 3위(167.50)와 평균 득점 4위(18.6점)를 기록했다. 득점 그리고 3점슛 관련 수치 대부분이 리그 최상위권이다. 1라운드만 지났다고는 하나, 강유림은 WKBL의 대세 슈터로 거듭났다.

1라운드부터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예상하셨나요?
(강유림은 1라운드 5경기 평균 34분 34초 동안 18.6점 4.6리바운드 2.6어시스트에 경기당 2.4개의 3점슛을 성공했다. 3점슛 성공률은 46.2%에 달한다)

자신은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 생각보다 훨씬 풀렸던 것 같아요. 특히, 득점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어요.(웃음)
우리은행전 활약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은행전에서 풀 타임을 소화한 강유림은 22점 4리바운드 4스틸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우승 후보였던 우리은행을 85-74로 제압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2022~2023시즌에 당한 유일한 패배.)

우리은행은 강팀이에요. 잘하는 선수들만 있는 팀이고요. 저희 선수들 모두 그걸 인정했어요. 하지만 ‘강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우리는 계속 싸우고 계속 부딪혀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어요.
저 역시도 앞선 경기들을 잘 풀었지만, 우리은행처럼 잘하는 팀을 상대로 잘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해야, 조금은 안정이 될 것 같았거든요. 결과도 좋았고요. 하지만...
‘하지만’의 의미는 어떤 걸까요?
잘 풀리긴 했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었어요. 아직은 올라가는 중이다 보니, 조금만 헛디디면 내려갈 것 같더라고요. 불안한 마음도 들었고, 겁도 났죠.
불안한 마음 때문에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우리은행전이 걱정돼요. 우리은행이 저한테 점수를 많이 줘서, 다음 라운드 때는 견제를 더 심하게 할 거에요. 우리은행이 만약 저를 강하게 견제한다면, 저는 견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해요.
키아나 스미스와의 합도 돋보였습니다. 연습 경기 때부터 좋은 합을 보여줬는데요.
키아나의 볼 소유 시간이 길고, 상대 수비도 키아나 쪽으로 많이 몰려요. 제가 코트에서 살아남으려면, 간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볼 소유 시간 또한 짧아야 한다고 판단했고요. 그래서 빈 공간을 빨리 찾으려고 했어요.
또, 저는 조금만 늦게 볼을 받아도, 슛을 쉽게 못 던져요. 슈터라는 위치 때문에, 견제를 많이 받거든요. 하지만 키아나의 패스 타이밍은 빨라요. 찬스를 보는 즉시 볼을 줘요. 그래서 키아나로 인한 파생 옵션이 많았던 것 같아요.
삼성생명 또한 1라운드를 공동 1위로 마쳤습니다.
저희 팀에는 빠르게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요. 감독님께서도 ‘저돌적인 수비’와 ‘빠른 공격’을 강조하세요. 그런 게 잘 합쳐지다 보니, 저희 팀의 성적이 좋았던 것 같아요.
목표가 더 커졌을 것 같아요.
1라운드를 기분 좋게 마쳤지만, BNK전은 너무 아쉬웠어요. 반성해야 할 경기였죠.(삼성생명은 BNK와 1라운드 경기에서 62-84로 졌다) 하지만 저희 팀은 ‘공동 1위’로 1라운드를 마쳤어요. 선수들 모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1라운드 때처럼 자신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에요.(웃음) 기대 이상의 기록을 남겼고, 다른 팀들도 저를 쉽게 놔주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제 경기력이 너무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느 정도의 평균을 형성한 후, 그 평균을 잘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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