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보스턴→이번엔 마이애미… 김하성 대륙 횡단, 갈수록 몸값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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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보여줘 가치를 높이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여러 차례 말썽을 부린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시즌아웃 공백을 틈타 '유격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마음껏 보여줬다.
김하성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이기는 하지만, 보가츠의 등장으로 지난해처럼 '주전 유격수'를 지키기는 어렵게 됐다.
그러나 김하성의 가치가 대외적으로 크게 높아졌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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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보여줘 가치를 높이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 그런데 때로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내 가치가 오르는 경우들이 있다. 타의로 트레이드 시장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요즘 사정이 그렇다.
지난 2~3년간 메이저리그에서는 유격수들이 너도나도 대형 계약을 터뜨리며 ‘대 유격수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야 수비의 사령관이자 중추인 유격수의 가치가 크게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하성도 마찬가지다. 김하성은 지난해 여러 차례 말썽을 부린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시즌아웃 공백을 틈타 ‘유격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마음껏 보여줬다.
그런 김하성은 현재 트레이드 시장의 가장 뜨거운 매물 중 하나다. 유격수가 부족한 팀들이 너도나도 김하성과 연결되고 있다. “김하성과 관련한 트레이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던 지난해 12월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의 인터뷰는 여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전제는 김하성이 움직일 수도 있는 선수라는 점이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FA 시장에서 올스타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영입했다. 김하성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이기는 하지만, 보가츠의 등장으로 지난해처럼 ‘주전 유격수’를 지키기는 어렵게 됐다. 한편으로는 1루와 지명타자 자리에 두 명의 베테랑(맷 카펜터‧넬슨 크루스)을 영입하면서 내야 교통정리는 오리무중에 빠졌다.
이에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트레이드 창의성이 여러 구단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김하성은 그렇게 비싼 선수가 아니고, 상대적으로 구단 친화적 계약이며, 계약 기간이 2년 남았다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2년을 충분히 쓸 수 있는 한편, 2년은 장기적인 구단 운영에 큰 부담이 안 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가장 처음으로 부상한 팀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강자 애틀랜타, 그리고 지구 라이벌팀 LA 다저스였다. 애틀랜타는 지난해까지 팀의 유격수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던 골드글러브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이 FA 자격을 얻어 시카고 컵스로 떠났다. 다저스도 2년 사이에 코리 시거와 트레이 터너가 차례로 팀을 떠나 역시 유격수가 문제였다. 당장 주전 유격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김하성은 적절한 카드가 될 수 있었다.
가장 뜨겁게 불타오른 팀은 단연 보스턴이었고, 지금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팬 매체가 아닌, 현지 주요 언론들이 김하성을 주목한 건 사실상 보스턴이 처음이다. 보스턴은 보가츠를 잃었고, 주전 2루수로 뛰었던 트레버 스토리마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중앙 내야수가 절실해졌다. 샌디에이고에 필요한 선발 카드를 주고 김하성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미겔 로하스가 다저스로 떠난 마이애미는 신흥 트레이드 루머 강자다. ESPN이 “투수 파블로 로페스를 샌디에이고에 주고 반대 급부로 김하성을 받아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루머의 시작이었다. 로페스는 가치가 꽤 높은 투수인 만큼 상대 팀으로부터 적잖은 것을 받아올 수 있는 카드다. 처음에는 팬 매체에서 보이던 김하성의 이름이 지역 유력 매체를 거쳐 이제는 전국구 매체까지 뻗어나간 것이다.
트레이드가 성사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모른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2루수로 활용하고 때로는 유격수와 3루수 백업으로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하성의 가치가 대외적으로 크게 높아졌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2년 뒤 다가올 FA 가치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시끄럽게만 볼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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