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이 사랑한 윤형근, 파리지앵을 만나다…프랑스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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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RM에게 영감을 준, 한국 단색화의 대가 고(故) 윤형근 작가(1928-2007)의 작품들이 파리지앵을 만난다.
특히 화백은 한지에 대해 '따뜻한 느낌과 소박함이 그대로 하나의 작품 같기도 하며, 가장자리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선은...양지(洋紙)에 비길 바가 아니다'(윤형근의 기록, PKM BOOKS, p. 201)라고 언급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바 있는데, 이는 파리에서 체류했던 기간 다수의 한지 작업을 남기면서 더욱 확고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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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방탄소년단 RM에게 영감을 준, 한국 단색화의 대가 고(故) 윤형근 작가(1928-2007)의 작품들이 파리지앵을 만난다. PKM갤러리는 세계 최고의 갤러리 중 하나로 꼽히는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가 오는 2월23일까지 윤 화백의 개인전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윤 화백이 1979년부터 1984년까지 제작한 회화 및 한지 작업을 엄선해 공개한다. 이 시기는 군부정치에 대한 분노와 독자적인 화업을 이룩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1980년 돌연 가족과 함께 한국을 떠나 파리에서 생활했던 1982년까지, 작가의 파리 체류기를 아우른다.
대부분 최초 공개되는 25점의 작품은 본연의 소박한 질감이 느껴지는 바탕재에 다색과 청색의 혼합 안료로 '천지문'(天地門) 형상을 다양하게 변주·발전시킨 거장의 예술세계와 실험정신을 조명한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했던 서울의 암담한 상황 속에서도 미술의 중심지로서 전세계 화가들이 활발히 교류했던 파리의 생동한 분위기 속에서도 고유의 회화적 언어에 대한 확신을 놓지 않고 작업에 매진했던 화백의 열정이 그대로 전달된다.
특히 화백은 한지에 대해 '따뜻한 느낌과 소박함이 그대로 하나의 작품 같기도 하며, 가장자리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선은...양지(洋紙)에 비길 바가 아니다'(윤형근의 기록, PKM BOOKS, p. 201)라고 언급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바 있는데, 이는 파리에서 체류했던 기간 다수의 한지 작업을 남기면서 더욱 확고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1981년 파리에서 제작된 한지 작업 중 엄선된 12점의 작품이 별도의 전시장에 설치돼 거장의 섬세한 예술혼을 고요하게 감상할 수 있다.
화백은 1928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었다. 1947년 서울대에 입학했으나 '국립대학교 설립안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구류 조치후 제적당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에는 학창시절 시위 전력으로 '보도연맹'에 끌려가 학살당할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기도 했다.
전쟁 중 피란 가지 않고 서울에서 부역했다는 명목으로 1956년 6개월간 서대문형무소에 복역했으며, 1973년 숙명여고 교사 시절에는 중앙정보부장의 지원으로 부정입학했던 학생의 비리를 따져 물었다가 반공법 위반 혐의로 잡혀가 고초를 겪었다. 총 3번의 복역과 1번의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인생공부'를 한 화백은 극도의 분노와 울분을 경험한 직후인 1973년, 만 45세에 비로소 본격적인 작품 제작을 시작했다.
화백은 스스로 '천지문'이라고 명명했던 자신만의 작품 세계에 곧바로 진입했다. 이 작품들은 면포나 마포 그대로의 표면 위에 하늘을 뜻하는 청색(Blue)과 땅의 색인 암갈색(Umber)을 섞어 만든 '오묘한 검정색'을 큰붓으로 푹 찍어 내려그은 것들이다.
제작 방법에서부터 결과까지 단순하고 소박한 작품들은 오랜 시간 세파를 견뎌낸 고목(古木), 한국 전통 가옥의 서까래,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흙의 정취를 풍긴다. 이렇듯 무심(無心)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 전통 미학이 추구했던 수수하고 겸손하고 푸근하고 듬직한 '미덕'을 세계적으로 통용될만한 현대적 회화 언어로 풀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화백은 한국 추상화의 거장 김환기의 사위로도 유명하다. 또한 화백의 고난과 반골, 이를 예술로 승화시킨 정신은 방탄소년단 RM에게 영감을 줬고 이는 화백에 대한 '오마주'(hommage)로 드러나면서 유명세가 배가되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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