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이스’ 40여대 연쇄추돌 불렀다…감속 중 미끄러져 시작

SUV, 브레이크 밟았다가 갓길 미끄러져
통행 재개…1명 사망, 3명 중상, 30여명 경상

15일 밤 9시11분께 경기 포천시 구리포천고속도로 포천방향 도로에서 44중 연쇄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구리포천고속도로 연쇄 추돌사고는 앞서 가던 차량이 빙판길에서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미끄러지면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경기북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의 말을 들어보면, 전날 밤 9시10분께 구리포천고속도로 포천방향 축석령 터널 약 500m 지점에서 사고 차량 중 가장 앞서가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빙판이 있던 1차로에서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였다. 이 과정에서 차량이 갓길로 미끄러졌고 속도를 줄이지 못한 뒤를 따르던 차량들이 잇달아 추돌했다. 경찰이 집계한 피해 차량은 모두 44대다.

경찰은 블랙아이스 현상을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의 녹은 눈이나 비가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로 인해 얼어붙으면서 얇은 빙판이 되는 현상이다. 도로 위에 쌓였던 매연과 함께 얼면서 아스팔트와 같은 검은색을 띠기 때문에 운전자가 파악하기 힘들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40대 여성 1명이 숨졌고, 남성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중상자들은 현재까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상자는 30여명으로 파악됐다.

구조 작업 등을 위해 통제된 도로는 이날 새벽께 현장 수습이 끝나 통행이 재개된 상태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오전 중 현장 조사를 계획 중이다. 사고가 난 포천 등 경기북동부 지역은 이날 약한 눈이 간헐적으로 내리는 가운데 해가 지면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