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수면 부족은 근육을 뒤틀리게 한다

권정식 2023. 1. 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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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 전경.

KBO는 지난달 의무위원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아마추어 야구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유소년 선수의 어깨-팔꿈치 부상 예방, 단계별 트레이닝 등의 부상 방지 교육이 실시됐다.

세미나는 두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번째 세션에서는 KBO 의무위원회 위원장 오주한 교수의 '유소년 부상 예방 관리 시스템'을 시작으로 한덕현 위원(중앙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유소년 지도자가 알아야할 선수들의 심리' 김용일 위원(LG트윈스 수석 트레이닝 코치)의 '유소년 단계별 트레이닝', 오범조 위원(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핑 방지 교육'으로 진행됐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김용일 위원이 진행을 맡아 이제형 위원(청담리온정형외과 원장)의 '유소년 어깨 팔꿈치 부상 예방'을 시작으로 하정구 위원(인제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의 '유소년 하지 성장통 관리' 교육이 이어졌다.

그리고 KBO 통산 16번째 2000안타 달성자인 김현수와 지난 시즌 세이브 1위(42S)를 기록한 고우석(이상 LG)이 '프로선수가 말하는 유소년 야구'를 주제로 교육을 마무리했다. KBO 의무위원회는 세미나 이후에도 필드 닥터 운영, 부상자 명단 진단명 통일화, 팀닥터 협의회와의 업무 협조 등 KBO리그 선수들의 부상 치료 및 예방과 관련된 의학적 자문을 제공하게 된다.

의무위원회의 심도있는 세미나는 아마추어 야구 지도자들에게 좋은 교육이 돼 초중고 선수들의 부상 예방및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생리학자와 식품의학자, 혹은 식품영양학자도 초빙했으면 더 피부에 와닿는 강의가 되지 않았을까.

중고교 선수들은 매일 강한 훈련과 경쟁이 치열한 경기를 치르느라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스트레스를 달래는 데는 달콤한 설탕과 음료수, 빵이 최고다. 하지만 설탕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부상당했을때 조금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설탕류 섭취가 얼마나 안좋은가를 식품의학자나 식품영양학자를 통해 깨닫게 된다면 프로 선수가 돼서도 건강상 문제점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수입산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라면, 과자에는 방부제가 적정량 이상 들어가 있다. 빵이나 라면을 자주 먹으면 소화 불량에다 배변(排便)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 중 한명인 SSG 유격수 박성한(25)은 최근에야 "밀가루 음식을 자제해야겠다"고 말했다.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걸 느끼는데, 이게 밀가루 음식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박성한이 밀가루의 폐해를 일찍 알았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을까.

탄산음료나 설탕이 들어간 가당 음료를 많이 마시면 수면 시간이 짧아지고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첨가 당(糖)이 각성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경기후 갈증이 난다고 콜라 등 탄산 음료수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밤잠을 깊이 자지 못한다. 그런탓에 찌뿌둥한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면 제 컨디션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피곤하거나 긴장되면 몸에서 젖산이 대거 배출된다. 젖산은 근육을 뒤틀리게 해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정확히 던지지 못하고 타자는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통산 최다 100완투(1987~1997년)의 철벽 어깨를 자랑했던 윤학길(62․전 롯데)은 늘 1,2회 실점이 많았다. 선발을 앞두고는 긴장한 탓에 새벽 2,3시에 잠이 들어 수면이 부족, 경기 초반엔 안타를 많이 맞았다. 하지만 3회부터는 안정을 되찾아 전무후무한 '100완투 경기'를 달성할 수 있었다.

지난해 13승(8패)으로 다승 공동 4위에 오른 고영표(22․KT)는 1회에만 21실점으로 10승 이상 거둔 투수중 1회 실점이 가장 많았다. 그의 초반 부진이 수면 부족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지를 체크해 정확한 처방을 알아낸다면 2,3승은 더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은퇴한 모 선수는 비시즌 때는 체중이 110kg이나, 시즌에 들어가면 130kg까지 늘어났다. 야간경기후 과식이 문제였다. 경기후 원정 숙소나 집에 들어가서 배고프다고 밤 11시가 지나 탄수화물을 과하게 섭취하면 바로 비만으로 이어진다. 과식은 숙면도 해쳐 다음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허기를 채우는 데는 과일과 샐러드가 부족할 수 있지만,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처럼 음식과 식습관은 선수 생활에 엄청난 변수가 될수 있다. 경기력 향상을 저해할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 예방과 치료만큼 중요한 요인이다. 그런데도 KBO나 구단에서 1982년 출범후 공식적으로 한번도 관련 교육이나 세미나를 갖지 않는 건 이해가 안된다. 다음 의무 위원회부터는 스포츠 생리학자나 식품의학자, 혹은 식품영양학자를 반드시 초청하길 기대해본다. 본지 객원기자

김수인 객원기자

 

스포츠한국 권정식 jskwo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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