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스마트폰 세상…“디지털 격차로 노인 자기결정권 박탈”

2023. 1. 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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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키오스크(무인 정보단말기) 도입 식당이 늘어나고, 은행·영화관 업무가 모바일 기반으로 바뀌는 등 사회 곳곳의 디지털 전환이 가팔라지면서 이를 따라가기 어려운 노인들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학계 진단이 나왔다.

16일 정책연구·컨설팅업체 케이스탯컨설팅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연구용역보고서 '디지털 격차로 인한 노인의 인권상황 실태조사'에는 디지털 중심의 온라인 활동 보편화로 병원·은행·식당·취미활동 등 일상생활에서 노인의 자기결정권이 박탈당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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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용역보고서 노인 인권 실태조사
“경제·생존·이동·정보접근권 등 일상 권리 침해”
“디지털 활용 타인에 계속 의존…자존감 하락”
“노인들이 사회 자체에서 배제되는 결과 초래”
서울 시내 한 백화점 푸드코트 키오스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최근 키오스크(무인 정보단말기) 도입 식당이 늘어나고, 은행·영화관 업무가 모바일 기반으로 바뀌는 등 사회 곳곳의 디지털 전환이 가팔라지면서 이를 따라가기 어려운 노인들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학계 진단이 나왔다.

16일 정책연구·컨설팅업체 케이스탯컨설팅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연구용역보고서 '디지털 격차로 인한 노인의 인권상황 실태조사'에는 디지털 중심의 온라인 활동 보편화로 병원·은행·식당·취미활동 등 일상생활에서 노인의 자기결정권이 박탈당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는 디지털 격차를 연구하는 대학교수와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연구원, 노인종합사회복지관·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기관장 등 5명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냈다. 노인들이 경제권·생존권·이동권·정보접근권 등 일상 전반의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노인들은 온라인 금융 활동에 따르는 금리·수수료·포인트 등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QR체크와 백신접종 예약에 서툴러 코로나19 환경에도 취약하다. 또 스마트폰의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과 기차·버스 온라인 예매, 지도 앱 등은 노인의 이동권 침해, 재난지원금 등 온라인 기반 공공서비스 신청은 정보접근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디지털 활용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계속 의존하게 돼 자존감이 하락하고 무가치한 느낌을 받는다"며 "디지털 배제는 장기적으로 노인들이 사회 자체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연구진이 노인 48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만 활용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컸고, 배워도 금세 잊어버려 주변인의 도움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노인을 위한 디지털 교육 체계를 마련하고 관련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래 노인이 교육하는 '노노(老老)교육'을 제안했다. 심층면접에 참여한 노인들은 디지털 교육을 받을 때 또래 노인의 설명이 더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또래 간 소통으로 외로움과 우울감을 완화하는 부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령층도 키오스크나 디지털 기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도 담겼다. 보고서는 아울러 노인들이 금융사기를 당할 위험이 큰 만큼 마케팅 목적으로 노인의 개인정보를 활용할 때 보안 사항을 더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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