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풍경 구경하다 순식간에 비명…네팔 항공기 승객의 마지막 영상
네팔에서 72명을 태운 항공기가 추락해 최소 68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 탑승객으로 추정되는 한 인도 남성이 기내에서 찍은 영상이 공개됐다. 이 방송엔 사고 발생 직전후 기내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15일(현지시각) 인도 NDTV에 따르면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사누 제이스월이라는 한 인도 남성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 추락 당시 찍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이 남성은 착륙 준비 중인 기내 안팎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창밖 풍경은 기체가 마을과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이고, 이 남성 승객은 앞자리 승객들과 본인의 모습을 차례로 비췄다. 입가엔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기내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카메라 앵글도 중심을 잃은 듯 휘청인다. 카메라 화면은 검게 변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오디오는 승객들의 비명소리로 가득 찼다. 곧 굉음과 함께 화면은 붉은 화염으로 뒤덮인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항공기에는 한국인 2명을 포함해 인도인 5명 등 외국인 15명이 탑승자 명단에 포함됐다. 인도인 탑승객 중에는 이 영상을 찍은 제이스월의 이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네팔 국회의원이자 네팔 의회 중앙위원인 어브히쉭 프라텁 샤가 처음 이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샤 의원은 “경찰을 통해 받은 영상”이라며 “이는 실제로 비행기가 착륙하던 순간 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과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네팔 카트만두에서 출발한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도착지 카스키 지역 휴양도시 포카라의 공항 인근 강 부근에 추락했다. 탑승객 명단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에는 승객 68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72명이 타고 있었다. 네팔 민간항공국은 이번 사고로 68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으나 생존자가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아직 정확한 사망자수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국은 비행기 블랙박스 수색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포카라는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로 불과 25분 거리에 있는 휴양 도시다. 이 지역에서는 과거에도 몇차례 비행기 추락 관련 사고가 발생했으며 유럽연합(EU)은 국제민간항공기구가 네팔 항공기의 안전 문제를 지적한 후 2013년부터 네팔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을 EU 영공에서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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