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축브리핑] 반환점 앞둔 세리에A, 김민재의 나폴리 33년 만의 우승 청신호
3위 유벤투스 5-1 대파, 2위 AC밀란에 9점 차 선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의 간판 수비수 김민재(27)가 뛰는 SSC나폴리가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16일 현재 나폴리는 반환점을 앞둔 2022-23시즌 세리에A에서 15승2무1패(승점 47)로 AC밀란(승점 38), 유벤투스, 인터밀란(이상 승점 37)을 따돌리고 순위표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승점을 쌓은 나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마친 뒤 첫 경기에서 인터밀란에 패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곧바로 삼프도리아(2-0 승)를 제압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분수령으로 여겨진 14일 유벤투스와의 중요한 일전에서 무려 5-1 압승을 거두며 선두 위치를 공고히 했다.
지난 1926년 창단한 나폴리는 지난 1986-87시즌과 1989-90시즌 두 차례 리그 정상에 올랐는데 무려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 팀이 다음 시즌에 유니폼 중앙에 붙이는 방패 문양의 패치)'를 추가하겠다는 각오다.
나폴리가 30여 전 우승을 할 당시에는 '나폴리의 레전드'이자 아르헨티나가 낳은 '축구의 신'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했다. 세계 최고의 축구로 꼽히는 마라도나는 당시 나폴리에서 독보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2차례 리그 우승을 안겼다.
2004년 파산 선고를 받으며 세리에C(3부리그)까지 추락했던 나폴리는 대대적인 구단 체질 개선 작업을 통해 2007년 다시 세리에A로 복귀했다. 이후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지만 우승까지는 이어지진 않았다. 나폴리는 최근 10년 동안 준우승만 4차례 기록했다.
사실 2022-23시즌을 앞두고 나폴리에 대한 전망은 썩 밝지 않았다. 새 시즌을 앞두고 팀의 간판 선수들이 잇따라 떠났기 때문.
나폴리는 지난 시즌 활약했던 칼리두 쿨리발리(첼시), 파비안 루이스(파리 생제르맹), 드리스 메르텐스(갈라타사라이), 로렌초 인시녜(토론토) 등 핵심 전력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들 대신 김민재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자코모 라스파도리, 지오반니 시메오니 등 어린 선수들이 합류했으나 기대만큼의 보강은 아니었기에 팬들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나폴리의 선전은 기대 이상이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지휘하는 나폴리는 지난 5일 인터밀란에 0-1로 패하기 전까지 팀은 개막 후 15경기 무패(13승2무)의 상승세를 탔다. 우승 경쟁을 하는 AC밀란, 유벤투스, 라치오 등을 완파하며 승점을 쌓았다.
공격에서는 리그 득점 선두인 빅터 오시멘(12골 3도움)이 펄펄 날고 있으며 초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크바라츠헬리아도 7골 7도움을 올리고 있다. 엘리프 엘마스(5골 1도움), 앙드레 프랭크 잠보 앙귀사(2골 3도움), 마리오 후이(6도움), 피오트르 지엘린스키(3골 5도움) 등이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수비수 김민재의 활약도 흠 잡을 데가 없다. '쿨리발리 대체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민재였으나 완벽하게 수비 한 자리를 꿰차며 나폴리 뒷문을 단단하게 틀어막고 있다.
주전 센터백으로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김민재는 올 시즌 세리에A 17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팀 내 출전 시간에서도 골키퍼 알렉스 메렛(1620분), 수비수 지오반니 디로렌조(1609분)에 이어 3번째(1486분)로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나폴리 팬들은 지난 14일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5-1 승리를 확정짓자 "La capolista se ne va(리그 선두가 달아나고 있다)"를 외쳤다. 2위권과의 격차를 벌린 것을 기뻐하는 목소리였다.
마라도나 이후 간절히 우승을 기다렸던 나폴리 팬들은 33년 만의 정상 등극을 누구보다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상승세 나폴리의 중심에는 김민재가 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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