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스크린行 자극한 '아바타2'·'슬램덩크'(종합)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콘텐트 자체가 관객들의 발걸음을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보고 싶은 영화를 넘어 '봐야만 한다'는 이미지를 갖춘 영화가 대박 흥행을 이끌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3일부터 15일까지 주말 3일 간 박스오피스 톱3는 '아바타: 물의 길'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영웅'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4일 개봉해 5주 차까지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아바타: 물의 길'은 무조건 영화관에서 봐야하는 작품으로 전국 특수관 붙박이가 됐다. 지난 주말 3일 동안 39만2188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941만4281명을 기록, 새해 첫 1000만 관객수를 향해 신나게 달리고 있다. 1000만 대기록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여전히 희망하는 특수관에서 '아바타: 물의 길'을 영접하지 못한 관객들도 상당하다. 기술력을 자랑하는 영화들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지만 현존 최고 기술 보유작은 다르다. 13년 전의 감동과 더불어 전설이 될 작품을 동 시간대 확인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잡아야 마땅하다.
'아바타: 물의 길'이 시각적 황홀함을 선사한다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사라진 줄 알았던 그 옛날 추억과 향수를 제대로 자극한 작품으로 3040 관객들의 열광적 호응을 얻고 있다. 개봉 2주 차 주말 34만5189명을 더해 누적관객수 93만4866명을 찍으며 100만 돌파가 눈 앞이다. 사전 시사회부터 심상찮은 반응을 얻었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제는 성인이 된,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평가 속 학창시절을 함께 했던 원작 '슬램덩크' 팬들을 속속 움직이고 있다. 한 40대 남성 관객은 "평일 오전 타임에도 꽉 찬 자리를 보고 놀랐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유명 스타들의 관람 인증샷도 빼곡하다. 다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흥하자 현재 진행형인 일본 불매 운동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목소리도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 영화는 쉽게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실관람객 후기는 분명 좋은데 관객수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 것. 덮어두고 달려가게 만든 두 외화를 이기기엔 다소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웅'은 '아바타: 물의 길'이라는 거대한 벽과 맞서 힘겹게 한국 영화의 저력을 지켜내고 있다. 개봉 4주 차 주말 23만176명을 추가해 누적관객수 260만 명을 찍었다. 5주 차에 이어 설 연휴까지 장기 흥행을 노린다.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 2022년 마지막 한국 영화 '젠틀맨'과 새해 첫 영화 '스위치'는 아쉬움 그 자체. 웨이브 오리지널 영화로 극장 개봉을 추진한 '젠틀맨'은 이미 10위 권 밖으로 쭉 밀려났고, '스위치'는 5위에 자리매김 했지만 누적관객수는 35만 명 정도다. 극장용 흥행 영화는 되지 못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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