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또렷하고 빠르게’ … 서울시향 새 시작 알린 지휘자 츠베덴

이정우 기자 2023. 1.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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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만난 서울시향은 이전보다 또렷하고 빨랐다.

2024년 취임하는 얍 판 츠베덴(사진)이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춘 첫 무대.

현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의 부상으로 때 이른 데뷔를 하게 된 츠베덴은 시종일관 템포를 빠르게 밀어붙였고, 그의 지휘에 따라 서울시향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츠베덴으로선 고작 3번의 리허설 만으로 서울시향의 재도약을 예고한 성공적인 데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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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취임 앞두고 첫 호흡

춤추는 몸짓으로 흥 끌어올려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로 유명

지난 12일 만난 서울시향은 이전보다 또렷하고 빨랐다. 2024년 취임하는 얍 판 츠베덴(사진)이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춘 첫 무대. 현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의 부상으로 때 이른 데뷔를 하게 된 츠베덴은 시종일관 템포를 빠르게 밀어붙였고, 그의 지휘에 따라 서울시향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츠베덴으로선 고작 3번의 리허설 만으로 서울시향의 재도약을 예고한 성공적인 데뷔 무대였다.

첫 곡 브람스 교향곡 1번 1악장 첫 음이 들릴 때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음색이 보다 명료해지고 소리에 윤기가 흘렀다.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를 들었을 때 느꼈던 광택 입힌 사운드, ‘윤기 있는 찰진 백미 모드’였달까. 더 두드러진 부분은 일사불란한 현의 움직임. 4악장 주제 선율에 들어서면서 템포가 보다 빨라졌지만 흐트러지지 않았다. 곡의 기본 구조를 유지하되 현의 물결을 보다 출렁이게 하면서 극적인 면이 강조됐다. 오보에와 호른이 중심을 잡아줬고, 플루트의 맑은 음색이 돋보였다.

9일 입국해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3일밖에 없었음에도 츠베덴의 오케스트라 장악력은 두드러졌다. 소리를 더 내라고 독려하거나 템포를 푸시하는 제스처도 유독 많았다. ‘무게 더 치자’는 헬스장 트레이너처럼 츠베덴은 ‘더 명료하고 빠르게’란 주문을 공연 내내 단원들에게 걸었다. 오케스트라의 기본 체력을 확인하는 듯한 느낌도 자연히 들었다. 원체 츠베덴은 단원들을 몰아붙여 단기간에 연주 역량을 끌어올리는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로 유명하다.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중 제1막 전주곡은 초반부터 호흡이 다소 삐걱거렸지만, 까다로운 곡인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의 엔딩까지 앙상블을 맞춰나가는 모습은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무엇보다 서울시향의 올해 첫 공연이자 서울시향과 첫 호흡을 맞추는 무대에서 바그너를 레퍼토리로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한 부분. 츠베덴은 이미 홍콩 필하모닉과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녹음하며 세계 클래식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력이 있다. 츠베덴은 서울시향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바그너야말로 내가 어떤 사운드의 세계에서 비롯됐는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작곡가”라며 “이번 연주회는 청중과 오케스트라에 우리가 앞으로 어떤 소리를 추구할 것인지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중하게 브람스와 바그너를 들려줬던 츠베덴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박쥐’ 서곡에 들어서자 춤추는 몸짓까지 선보이며 흥을 끌어올렸고, 앙코르 드보르자크 ‘헝가리 무곡 op.46 8번’에서 ‘신남’은 절정을 맞았다. 다만 이날 연주가 강공 일변도였던 탓에 섬세한 면모는 상대적으로 느끼기 어려웠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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