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지각’ 마이클 볼턴…관객들 여전한 분노·평점 2점대

마이클 볼턴 [KBSE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팝의 거장’ 마이클 볼턴(70·Michael Bolton)이 9년 만의 내한공연에 관객들의 질타와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내한 공연 ‘앙코르, 마이클 볼튼 라이브 인 서울(Encore, Michael Bolton Live in Seoul)’은 오후 6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15분 늦게 시작한 것도 모자라 마이클 볼턴은 공연 시작 후 두 시간 뒤에나 무대에 등장했다.

이 공연은 당초 지난해 11월 열리려다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적 애도 분위기로 연기를 결정했다. 새해와 함께 시작된 마이클 볼턴의 공연은 지난 2014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이후 약 9년 만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공연 시간이 한참을 지나도 오프닝 게스트의 무대가 이어지자 객석엔 당혹스러운 반응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애초 러닝타임이 100분으로 공지됐기 때문이다. 이날 볼턴의 공연은 오프닝 게스트로 출연한 유미와 정홍일이 꾸민 100분간의 무대를 마친 뒤 8시에 시작됐다. 본 무대는 오프닝 공연보다도 짧은 1시간. 볼턴은 앙코르 무대도 하지 않고 공연장을 나섰고, 심지어 공연 도중엔 음향 사고까지 발생했다.

관객들은 상식 밖의 공연 운영을 지적, 티켓 예매처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항의글을 쏟아냈다. “관객을 기만하는 행위”라거나 “환불해달라”는 요청도 적지 않았다. 물론 일흔의 나이에도 변함없는 노래를 들려준 볼턴의 공연에 대한 감탄도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공연 주최사인 KBES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마이클 볼튼 내한공연 관련 사과문’을 게재, “관객 여러분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다소 관람 연령층이 높다 보니 자차로 오신 분들이 많아 주차 등으로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며 공연 지연 시작에 대해 해명했다.

오프닝 게스트 무대가 길어진 것에 대해선 “15분 공연 지연으로 인한 게스트 2팀의 공연 시간 단축을 각 아티스트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다”며 “마이클 볼턴과 게스트 2팀의 무대를 짧은 시간에 전환하기에는 많은 진행 요원이 있었음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의 공연은 마이클 볼턴의 공연이 아닌 세 가수의 합동무대에 가까웠다. 마이클 볼턴의 공연을 기대하고 찾은 공연장에서 관객들은 엉뚱한 가수들의 열창만 100분간 보게 된 셈이다. 물론 두 가수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최고의 무대를 보여줬음에도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름이 오르내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첫날 공연을 마친 이후 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서의 공연 평점은 10점 만점에 2.1점에 불과했다. 둘째날 공연의 평점은 3점으로 올랐다. 둘째날 공연에선 앙코르 무대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