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20 ‘꼴찌’ 코스피, 올핸 ‘8위’ 급상승…‘반전 드라마’ 주인공 된 3가지 이유 [투자360]

2023. 1. 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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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4.89% 코스피, 올해 첫 2주간 6.69%…美·中·日보다 상승률 커
반도체株 등 성장주 상승세…中 리오프닝 기대감도 한몫
달러 약세 따른 외국인 매수세 강화 코스피 상승 이끌어…“상반기 상승세 유지 기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증시 지표 가운데 증감률 19위에 그치며 사실상 ‘꼴찌’를 차지했던 코스피가 새해엔 8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들어가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코스피가 미국, 중국, 일본 증시 주요 지표의 상승률을 앞선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 속에 달러 약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이 국내 증시의 반등을 이끌었다. 여기에 전체 시가총액의 5분의 1이 넘는 반도체주(株) 국내 증시 구성 비중이 높은 수출 업종 주가의 급등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새해 첫 2주간 6.69% ↑…美·中·日보다 상승률 커

16일 헤럴드경제가 G20 국가 주요 증시 지표의 올해 첫 2주간 등락률을 비교·분석한 결과 코스피 지수는 6.69% 상승하며 G20 국가 가운데 8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한 해 동안 -24.89%라는 역대급 ‘쪽박’을 기록하며 20개국 중 19위의 등락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180도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지난해 20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의 대가로 미국·유럽 등 서방 국가들로부터 초고강도 경제 제재를 받았던 러시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가 사실상 꼴찌를 기록한 셈이다.

올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국내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주요 해외 주식 투자처인 미국·중국· 일본의 주요 증시 지표보다 컸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49% 상승하며 11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43% 오르며 12위에 올랐다. 심지어 일본 ‘니케이225지수’의 증감률은 -0.04%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17위에 그쳤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지난 13일까지 전체 해외 주식 투자액 중 78.6%를 미국 시장에 쏟아부었고, 그 뒤를 유럽(16.5%), 중국(2.6%), 홍콩(1.1%), 일본(0.5%) 시장이 이었다.

G20 국가 주요 증시 지표 중 증감률 1위는 아르헨티나 ‘메르발(MERVAL) 지수’가 19.83%로 1위를 기록했고, 멕시코 ‘IPC 지수’가 10.55%로 그 뒤를 따랐다.

유로화(貨)를 사용하는 시장들이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며 증감률이 코스피에 비해 높았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탁스50 지수’가 9.42%로 3위, 이탈리아 ‘FTSEMIB 지수’가 8.76%로 5위, 프랑스 ‘CAC40 지수’가 8.49%로 6위, 독일 ‘DAX30 지수’가 8.35%로 7위였다.

반도체株 강세·中 리오프닝·弱달러 긍정적 효과

비록 2주에 불과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보였던 부진을 털어낼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는 시총 비중이 높은 반도체·정보통신(IT) 관련주 등 ‘성장주’가 연초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전체 시총의 19.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2주간 9.9% 올랐고, 또 다른 대표 반도체주 SK하이닉스 역시 주가가 같은 기간 주가가 14.3%나 급등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는 등 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는 소식이 오히려 시장에는 조만간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란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로 전문가들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한국 경기의 반등 모멘텀 ▷달러 약세에 따라 확산되고 있는 위험자산 선호 현상 덕분에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된 점 등을 꼽는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의 경상수지 중 중국의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 속에 중국의 리오프닝 본격화 소식은 국내 기업들에게는 분명한 호재”라며 “지난해 ‘킹(king) 달러’로 불렸던 달러화 강세 현상이 약화되면서 개발도상국(이머징) 증시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졌고, 한국 역시 이 같은 흐름의 수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0.99포인트(0.89%) 오른 2,386.09에,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00포인트(0.14%) 오른 711.82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4.5원 내린 1,241.3원에 마감했다. [연합]

이 밖에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일 것이란 기대감이 고스란히 한국 기업들의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바탕으로 상반기 국내 증시 상승률은 G20 국가들 사이에선 상위권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박 전문위원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따른 IT 업종 리스크 약화 역시 코스피엔 좋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가 요동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선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개월간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 후 시장이 환호한 뒤 다시 경계하는 양상이 종종 나타났는데 이번에도 되풀이될 수 있다”며 “물가하락 모멘텀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불확실성이 엇갈리며 뚜렷한 시장 방향성이 없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실적 발표 기간이라는 점을 들며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소비 부진, 한국의 수출 감소 심화 등을 고려하면 작년 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는 국면도 안도 랠리 지속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설 연휴로 인한 증시 공백기를 앞두고 불확실한 주요 경제 지표들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도세에 나서는 ‘홀리데이 리스크(Holiday risk)’ 역시 이번 주 코스피 지수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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