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했다고 끝나지 않는 자립준비청년의 험난한 자립

기고=이신명 2023. 1. 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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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가장 힘든 고등학교 3학년 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자격증 취득지원사업인 '너의 꿈을 펼쳐봐'와 정호석 희망기금 '보호종료(예정)아동 자립준비(진로)지원'으로 소형굴착기면허증 및 지게차운전기능사,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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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품다] 44. 혜성공동생활가정 이신명 원장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이 함께 키워가야 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이 품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김다온(가명) 자립준비청년이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다온(가명, 19세)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 공동생활가정에 입소해서 10년 동안 아들처럼 함께 지냈다. 지금은 고등학교 3학년 졸업반으로, 벌써 취업전선에 나갔다. 다온이는 이전 같았으면 '열여덟살 어른'으로 만 18세가 되어 공동생활가정을 퇴소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이다. 하지만 2022년 6월 22일부터 시행된 아동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아동이 만 24세까지 공동생활가정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급박하게 자립을 준비해야 하는 아동과 시설에서는 조금이나마 숨을 쉴 수 있는 참 고마운 법안이다. 

하지만 아직도 '열여덟살 어른'이란 단어 앞에 서글픈 마음이 들고 멍하니 생각에 잠기게 된다. 다온이는 자립할 나이가 다가오고 있다. 다온이는 퇴소하면 온전히 혼자가 된다. 다온이 옆에서 함께 느끼는 자립의 현실은 답답하고 막막하고 외롭다. 

다온이는 취업을 목표로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전교 부회장을 역임하고 다양한 방과후 활동과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11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어릴 때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후원으로 부족한 용돈을 채워가며 생활했다. 가장 힘든 고등학교 3학년 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자격증 취득지원사업인 '너의 꿈을 펼쳐봐'와 정호석 희망기금 '보호종료(예정)아동 자립준비(진로)지원'으로 소형굴착기면허증 및 지게차운전기능사,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다온이는 어린이재단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포기하지 않고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시설의 재원으로는 다온이를 지원하기에 부족했지만, 옆에서 동행하며 도와준 어린이재단 덕분에 다온이는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다온이의 노력 끝에 취업에 성공했지만, 합격의 기쁨도 잠시였다. 타지역으로 발령이 나서 당장 집을 구해야 하는데 모아놓은 돈이 없었다. 집은 공동생활가정 선생님들과 힘을 합해 겨우 마련했다. 하지만 다온이는 "지금까지 혼자 살아본 적이 없어서 외로워서 혼자 못 살 것 같아요"라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슬픈 상황 가운데, 감사하게도 어린이재단을 통해 자립 키트를 지원받았다. 새 이불과 청소기 등 정성스러운 물품들을 받았다. 다온이는 고마움을 느끼며 힘을 내서 온전히 자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은 연약하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상처는 쉽게 치료되지 못하는 너무나도 큰 아픔이다. 좋은 직장에 취업이 되어도 견뎌낼 수 있는 내적인 힘이 약해 금방 그만두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이에 다온이가 끝까지 직장에서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옆에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려고 한다. 

2022년 8월, 보육원에서 생활했던 아이들이 하늘에 있는 별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나갔다. 같은 광주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 큰 충격을 받았다.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 우리 아이들의 일이어서 마음이 더욱 아프다. 다온이와 시설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미소를 지켜주고 싶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자립하여 꿈을 이루길 바란다. 아이들의 온전한 자립을 위해 오늘도 내 삶을 공동생활가정과 아이들에게 바친다. 우리 사회가 자립하기 막막한 아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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