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부총통, 집권 민진당 주석 당선…차기 총통 후보로 입지 굳히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부총통이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새 주석으로 선출됐다. 민진당 내에서도 대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라이 부총통은 당내 권력 장악으로 차기 총통 선거 출마가 더욱 유력해졌다.
16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은 전날 열린 민진당 주석 보궐선거에 단독 출마해 99.65% 득표율로 새 주석에 선출됐다. 이번 보궐선거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지난해 11월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치러졌다.
라이 부총통은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과 타이난(台南) 시장을 거쳐 차이 총통 집권 1기에 총리격인 행정원장을 지냈다. 2020년 총통 선거에서는 당내 경선에 나섰다 차이 총통에 패배한 후 그와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부총통에 당선됐다.
라이 부총통은 당내에서 차이 총통보다 대만 독립 성향이 더 강한 대중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민진당 주석 당선 후 “복잡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대만을 확실하게 보호하고 대만의 민주주의·평화·번영을 증진시키겠다”고 밝혔다.
라이 부총통은 민진당 주석 당선으로 내년 초 열리는 차기 총통 선거 출마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은 라이 부총통을 민진당의 유력한 차기 총통 후보로 거론하며 그가 당 주석에 당선돼 내년 총통 선거와 함께 열리는 총선 공천권도 장악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만약 라이 부총통이 내년 총통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도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월 라이 부총통이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만났을 당시 중국 외교부는 “라이칭더는 대만 독립을 위한 실무자”라며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대만 독립에 관한 발언을 해왔고 대만 독립 강경론을 완고하게 고집한다”고 강하게 날을 세운 바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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