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사대국화’ 날개 달아준 바이든 “공격능력 보유 역사적”

이본영 2023. 1. 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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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워싱턴서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오벌 오피스로 안내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적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방위비를 2배 이상 올린다는 일본의 계획은 “역사적”이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온 일본의 안보정책이 대전환을 맞은 가운데 미국이 이를 추인하며 더 큰 날개를 달아준 꼴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 머리발언에서 “일본의 역사적 방위비 지출 증대와 새 국가안보전략을 환영한다”며 “미국은 동맹에 대한 방어에 전념하고 있으며, 일본에 대한 방어는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일·미는 최근 역사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복잡한 안보환경에 직면했다”며 “일본은 반격 능력 보유를 포함해 근본적 방위력 증강을 결정했다”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백악관 건물 밖까지 나와 기시다 총리를 영접하며 어깨에 손을 얹는 등 두 나라의 우호를 극대화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기시다 총리의 워싱턴 방문은 2021년 10월 취임 뒤 처음이다.

미·일 정상은 회담 뒤 공동성명에서 “인도·태평양은 규칙에 근거한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중국의 행동과 북한의 도발이라는 점증하는 위협에 직면”했고, “유럽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부당하고 잔혹한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일이 ‘두개의 전선’에서 중·러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이에 맞서려면 “미·일의 개별적·집단적 대응력 강화가 요구된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자위력을 증강하고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는 일본의 담대한 지도력을 평가한다”고 했다. 나아가 “이는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에서 안보를 강화하고 21세기 미-일 관계를 현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미국과의 통합 억제에 동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 큰 의의라고 평가했다. ‘통합 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우호국과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위협을 억제한다는 개념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후 워싱턴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연 강연에서 이번에 자신이 이룩한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뼈대로 한 동맹 강화가 1951년 안보조약 체결, 1960년 조약 개정, 2015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한 안보법제 제·개정에 이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총리 관저 누리집 갈무리

두 정상은 나아가 미-일 동맹의 당면 과제인 대만 사태와 관련해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두 나라는 대만 유사(전쟁)시를 대비해 양국의 지휘·통제 기능을 개선하는 등 안보와 관련한 전방위적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은 구체적으로 일본이 만들기로 한 육·해·공 자위대의 부대 운용을 담당하는 ‘상설통합사령부’ 창설을 환영했다. 통합사령관은 앞으로 미군 7함대, 주일미군,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인도·태평양군 사령관과 조정 역할을 맡는다. 미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일 동맹도 한-미 동맹의 연합사령부처럼 지휘권을 통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쪽에선, 미-일에서도 지휘권을 단일화하는 연합사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보유하기로 한 적기지 공격 능력과 관련해선 구체적 능력 개발과 효과적 운용을 위해 미-일 협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양국 외교장관은 13일 미국 위성을 통한 정보 제공 등을 위해 ‘미-일 우주 협력에 관한 협정’을 맺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의 실현을 위한 대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올봄에 정부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계획’을 만든다고 밝혔다.

워싱턴 도쿄/이본영 김소연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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