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윤심' 갈등에 조선일보 "꼴불견 내분"

노지민 기자 2023. 1. 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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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 향한 대장동 수사, 정치권 인식차 극과극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에 대한 외교부 '대리소송' 논란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11일 외교부와 국방부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이 이른바 '윤심'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쪽이 나경원 전 의원을 '제2의 유승민'이라 낙인찍는 한편, 나 전 의원 측은 장제원 의원은 '제2의 진박감별사'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16일자 주요 신문들은 이를 낯뜨겁고 볼썽 사나운 구태, '꼴불견 내분' 등으로 칭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2016년 '친박'(친박근혜)계 공천 파동 및 새누리당 총선 참패를 거론했다. 장제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는 '제2 진박 감별사'가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썼다. 앞서 윤 대통령은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직서를 제출하자, 사표 수리 대신 기후환경대사직까지 해임한 바 있다.

▲1월16일자 주요 일간지 1면

한국일보는 일련의 양상을 '나경원 밀어내기'라 칭했다. 이 신문 사설(이전투구 '나경원 밀어내기', 국민 보기에 낯뜨겁다)은 “실제 배경은 나 전 의원의 당대표 도전에 부정적인 여권 핵심부의 기류다. 권성동 의원이 돌연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하고, 장제원 의원과 연대한 김기현 의원이 '친윤' 후보로 정리되는 듯한 일련의 과정에서 이번엔 지지층 대상 지지율 1위인 '나경원 주저앉히기'로 옮겨 간 것”이라며 “대통령 뜻에 맞지 않는 후보면 누구든 밀어내려는 것으로 이미 정당민주주의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고 했다.

동아일보 사설('감별사' 논란으로 번진 與 당권 경쟁, 이런 구태 또 봐야 하나)은 “여권 내 갈등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총선 때를 연상시키는 듯한 모습이다.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은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 등 공천파동 막장 드라마를 빚은 끝에 총선에서 패배했다”며 “더불어민주당도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친문·비문 갈등으로 시끄러웠고, 앞서 노무현 대통령 시절엔 친노·비노 갈등 끝에 분당까지 이르렀다. 여야 할 것 없이 새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대표와 의원들을 줄 세우는 행태나 계파 갈등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 사설('진박' 운운하다 망한 당에서 재발된 꼴불견 내분)은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문제로 석 달 넘게 내홍을 겪느라 지지율이 급락하고 국정 운영까지 흔들렸다. 가까스로 혼란을 수습하고 전열을 정비하나 싶었는데 전당대회가 시작되자 마자 계파 싸움이 재연됐다”며 “찐박, 대박, 범박, 변박, 쪽박, 탈박 등 각종 파생어가 난무했던 2016년 진박 논란에 국민은 피로감을 넘어 혐오감을 느꼈다. 그 결과가 단순히 총선 참패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향한 대장동 수사, 정치권 인식차 극과극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좁혀진 가운데 정치권의 수사 관련 인식 괴리가 극과 극으로 양분되고 있다. 국민일보가 이에 대한 현직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각 98%는 각각 수사가 “정당”하다, “보복”이다라는 인식을 보였다. 이 신문은 지난해 12 한 달 동안 여야 국회의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서 여야 의원 170명의 의견을 취합했으며 국민의힘 의원 67명, 민주당 의원 97명, 비교섭단체(정의당·시대전환·무소속) 의원 6명이 국민일보 설문조사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1월16일자 국민일보 기사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응답의원들은 정치보복 논란 악순환에 책임이 큰 집단으로 '여야 정당'(55.2%)과 '전 정권'(35.8%)을 꼽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치보복 논란 악순환에 책임이 가장 큰 집단으로 '대통령실(과거 청와대 포함)'(83.5%)과 '검찰'(81.4%)을 지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사설(1년 4개월째 대장동 수사, 이제 결론 낼 때 안 됐나)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가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검찰은 더 이상 주변 수사로 변죽만 울리지 말고 이 대표의 대장동 혐의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수사의 최종 목적은 구속 기소가 아니라 유죄 입증이다. 유죄 입증을 위해서는 말이 아니라 물증이 필요하다. 이 대표가 두 측근의 범죄 혐의와 연결되는 물증을 중심으로 신속히 결론을 내리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에 대한 외교부 '대리소송' 논란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9월 해외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을 보도한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외교부가 지난달 19일 관련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15일 밝혔다 원고는 박진 외교부장관, 피고는 박성제 MBC 사장(대표이사)으로, 윤 대통령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 관련 논란을 보도한 수백 건 보도 중에서 MBC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를 이유로 MBC 취재진을 해외순방 때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았던 대통령실은 14일 아랍에미리트·스위스 순방 기간 “윗선에서 통크게 결정했다”며, MBC 취재진 탑승을 허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전용기 배제' 반성은커녕 '통 큰 결단' 미화한 대통령실)에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전용기에 언론사가 비용을 내고 타는 것은 대통령의 공적 활동을 취재·보도하기 위한 언론의 권리다. 대통령에게 불편한 보도를 했다고 특정 언론사를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하는 행위야말로 언론 자유의 침해이고, 공적 자산을 이용한 사적 보복일 뿐”이라며 “비속어 발언의 장본인인 윤 대통령은 뒤로 빠지고 외교부가 '대리 소송'을 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사태의 발원지는 윤 대통령 자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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