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뿌리와 정서를 화폭에…화가 이만익을 만나다

김석 2023. 1. 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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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의 뿌리와 정서를 가장 한국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 이만익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화가의 정감 어린 작품들, 함께 감상해 보시죠.

김석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시인이 별을 노래했듯 화가는 밤하늘 가득 별을 그렸습니다.

존경해마지 않았던 선배 화가 이중섭에게 바친 그림.

원근법과 명암법에서 벗어나 굵은 윤곽선과 선명한 색으로 단순화한 세계.

쓸 데 없이 어렵기만 한 그림을 화가는 거부했습니다.

[이만익/화가/1994년 인터뷰 :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고 또 보통 시각 기능을 가진 사람이면 알아볼 수 있는 형상으로 그려서 정감의 교류가 이뤄진다면 일단 보는 사람도 그리는 사람도 서로 쉽지 않겠습니까?"]

무엇을 그릴 것인가 번민했던 시절.

청년 이만익이 매달린 건 가난에 찌든 고단한 삶의 현장.

하지만 서른여섯 나이에 다녀온 프랑스 유학 이후 모든 것이 바뀝니다.

한국인의 뿌리와 정서, 희로애락으로 눈을 돌린 겁니다.

주몽 신화부터 판소리계 소설까지….

우리 고유의 이야기들이 화폭에 녹아들었습니다.

[이만익/화가/1984년 인터뷰 : "예술가는 일단 이것이 자기의 일이고 생명을 바쳐서 살아 있는 동안 해야 될 일인 만큼 가장 성실하고, 양심적으로, 부지런하게 그렇게 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개회식과 폐회식 미술감독을 맡아 한국적인 색채와 미감을 전 세계인에게 선보였고, 1997년엔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의 포스터를 그려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작고 10주기를 맞아 화가의 예술 세계를 재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최재혁/전시 기획자 : "어떤 분들은 되게 평면적이고 직설적이다 라는 오해를 많이 하시기도 하세요. 하지만 이 작가의 작품 속에 들어 있는 메시지와 그 정신을 들여다 보면 굉장히 깊은 철학을 깨달을 수가 있습니다."]

초창기 드로잉부터, 젊은 날의 모색기를 거쳐,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그리기까지 화가가 걸은 예술적 여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이현모/자막제작:김은영/내레이션:이상협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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