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포커스] 이한준 LH 사장의 2023년 청사진은

정영희 기자 2023. 1. 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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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제6대 사장에 취임한 이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LH에 대한 국민 신뢰는 2021년 3월 임직원 10여명이 광명·시흥지구 3기 신도시 지정 발표 전 해당 토지 2만3028㎡를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내부자 투기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LH 전 직원이 사내대학 교원으로 채용돼 최대 9000만원의 고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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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LH사장/사진제공=대한근대5종연맹

지난해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제6대 사장에 취임한 이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김현준 전 사장이 임기 1년 8개월 가량 남겨둔 채 사퇴한 지 석 달 만이다.

LH에 대한 국민 신뢰는 2021년 3월 임직원 10여명이 광명·시흥지구 3기 신도시 지정 발표 전 해당 토지 2만3028㎡를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너졌다.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표방해야 할 공공기관 내에서 공사 사업계획과 연관된 전방위적 투기성 토지 매입이 발생하자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한때 LH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에서 'LH' 로고를 빼달라는 입주자들의 요청이 쇄도했다.

정부는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투기에 대한 대대적 수사에 나서는 한편 부동산 관련 업무나 정보를 취급하는 공직자는 직급과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재산을 등록하도록 했다. LH 역시 사내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2월 내부자 투기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LH 전 직원이 사내대학 교원으로 채용돼 최대 9000만원의 고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해 9월엔 실장, 국장 등 4명의 간부가 제주 출장 중에 골프를 쳐 품위손상 등의 이유로 해임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LH에 대한 여야의 질타가 쏟아졌다.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이미 홍역을 치렀음에도 조직 혁신 노력이 부족하다는 이
유에서다. 여론도 좋지 않다. 국민권익위원회 평가 결과 최근 5년간 LH의 공공기관 청렴도는 4~5등급으로 최하위 수준이다.

LH는 지금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배수진을 쳐야 할 때다. 이한준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LH 주인이자 고객인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청렴 서약식을 개최하고 투기 방지를 위해 부동산 거래 조사 대상을 현재 임직원 본인에서 직원·배우자·직원의 직계존비속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올해 또 다른 목표는 고품질 공공주택의 대규모 건설이다. 국토부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공공주택 100만가구를 신규 공급키로 했다. 재무건전성 확보도 중요한 목표다. LH는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6월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한 공공기관 중 한 곳이다. 현재 221%인 부채비율을 2026년까지 207%로 줄일 예정이다.

사실 두 목표 사이엔 딜레마가 있다. LH의 부채 상승과 임대주택 공급률은 불가피한 비례 관계에 있다. LH가 임대주택 1가구를 건설할 때마다 생기는 부채는 2021년 기준 평균 1억8300만원이다. 국민임대 가구당 평균 건설비용 2억2000만원(전용 58㎡ 기준) 중 정부 출자금이 45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80%는 고스란히 LH의 몫이다.

LH가 부채비율을 줄이려면 공사 자체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재정 지원율을 높이거나 대규 모 토지 보상금을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받는 '선투자·후회수' 구조를 전면 개선하는 등의 돌파구가 필요하다. 지난달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보유세를 면제받도록 법령 개정 건의에 나서기로 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대표적 사례다. 패기있게 출범한 이한준호는 3년 임기 내 재무제표 개선과 공공물량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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