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로그]"세계최초 NK세포 대량 배양 성공…더 강해진다"

정기종 기자 2023. 1. 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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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준 GMP+첨단 스마트 팩토리'…세포치료제 상업화 '원스톱 서비스' 가능지난해 2월 첫 NK세포 200리터 배양 성공…'먹이세포' 필요성 없앤 독자 플랫폼 배경 CDMO 사업 최종관문 상반기 완료 전망…"배양능력 최대 500리터급까지 확대""스타벅스 커피처럼 전세계 어디라도 같은 품질의 지아이셀 치료제 생산할 것"

[편집자주] [바이오로그] 수명 연장은 인류의 오랜 꿈이다. 바이오산업이 각 국가별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이유다. 의약품 개발·제조에 국한됐던 바이오산업 범위는 이제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등과 조합을 이루는 첨단융·복합 분야까지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머니투데이는 K바이오 대표 주자들의 산업 현장 깊숙이 찾아가 진화 중인 국내 바이오산업의 일지(log)를 기록해본다.

홍천표 지아이셀 대표


세계 최초로 NK(자연살해)세포 200리터급 배양에 성공한 지아이셀이 최첨단 지능형 제조공정을 통해 세포치료제 개발·생산 글로벌 경쟁 패권에 도전한다. 글로벌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기준에 부합하는 대량생산 스마트 팩토리로 면역세포치료제 개발부터 생산을 아우르는 신약 개발 및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지아이셀의 주력 사업은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이다.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꼽히는 세포치료제는 암을 비롯한 난치성 질환 분야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동종유래세포 활용에 따른 높은 안전성과 잠재력에 지난 2021년 74억6900만달러(약 9조2650억원)였던 전세계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6년 555억8900만달러(약 68조93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NK세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바이러스·박테리아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만나면 즉각적으로 공격하는 특징이 있다. 체내 가장 강력한 면역세포인 동시에 면역 거부 반응을 유발하지 않아 안전성이 우수하다. 이에 다수의 개발사들이 NK세포치료제를 대량 생산해 상업화 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지만 세포 배양을 위해 '먹이세포'가 필요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아왔다.

하지만 지아이셀은 지난해 2월 고유 플랫폼 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로 200리터 규모 NK세포 배양에서 성공했다. 현재는 지아이이노베이션 면역항암제(GI-101·GI-102)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NK세포 지속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임상도 준비 중이다.

홍천표 지아이셀 대표는 "지금까지 이 정도 규모 대량배양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대량생산 최적화를 위해 스마트화까지 완료한 생산시설로 치료제 개발은 물론 CDMO 사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아이셀 소속 연구원이 GMP 제조실에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지아이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지아이셀 GMP시설은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로 구축, 생산 설비에 첨단 정보통신(ICT) 기술을 접목했다. GMP를 통해 생산되는 모든 자료가 데이터베이스화 돼 관리는 되는 것은 물론, 작업장별 개별 공조 시스템으로 오염을 방지하고 온도·습도·차압 등의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다. 이 모든 공정은 실시간으로 추적이 가능하다.

약 1000평 규모의 무균 작업장은 면역세포 분리부터 완제의약품 생산까지 가능한 자동화 공정으로 생산력을 끌어올렸다. 대부분의 바이오벤처가 외부 CRO(임상시험수탁기관)에 의지해야 하는 '마이코플라즈마 부정시험'(미생물과 바이러스 중간 개념의 미생물에 대한 감염여부 확인)까지 가능해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가능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 임상 기준까지 맞출 수 있는 시설을 통해 상업화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셈이다.

홍 대표는 "위탁생산을 맡길 경우 타사 시설의 슬롯(Slot)을 확보하고 인력 간 교류도 필요하다. 비용이나 시간 역시 외부에 맡기니 많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며 "본사와 같은 건물에 있는 GMP시설로 공정 개선 및 변경관리에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고, 임상 계획 적기에 시료 생산 및 제공이 가능한 점은 자체 신약개발과 위탁생산 분야 모두에서 차별화 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성남 지아이셀 GMP 시설 내 VIP 투어룸 전경. /사진=지아이셀


지아이셀은 차별화 된 생산기반을 통해 신약개발과 CDMO사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목표다. 신약 개발 핵심 파이프라인인 T.O.P. NK세포치료제는 지난해 9월 고형암·혈액암 대상 국내 임상 1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한 상태다.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향상된 종양 타깃과 살상 효율 등 한층 개선된 NK세포치료제다.

지난해 11월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비임상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대조군 대비 다양한 고형암 억제효과를 입증했으며, 1분기 내 승인을 받아 상반기 임상에 돌입하겠단 계획이다. 내달 초 IND 실사가 예정된 만큼, 목표 달성이 낙관된다. 단독 및 면역항암제, 항체의약품과의 병용 등 다양한 임상을 통해 가장 우수한 효능을 확인한 요법으로 2025년 하반기 2상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CAR-NK세포 치료제 역시 고형암에서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장암과 폐암, 간암 등 난치성 암종을 타깃으로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핵심 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했다. 지아이셀이 가장 기대 중인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전체 연구 인력의 25% 가량이 해당 프로젝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4년 국내 최초 임상진입이 목표다.

CDMO 사업 역시 본격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다. 앞서 획득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 및 인체세포 관리업 등의 허가에 세포처리시설 허가까지 더해지면 첨단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위한 준비가 모두 완료된다. 지아이셀의 경쟁력을 알아본 싸토리우스와 써모피셔 등 다수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 중인 가운데 면역세포치료제 최적화를 위한 추가 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홍 대표는 "허가 준비는 모두 마친 상태고 올 상반기 내 획득이 예상된다. 세가지 허가는 첨단바이오의약품에 특화된 시설과 인력구조, 이를 위한 별도의 조직 구성 등 까다로운 조건이 요구되는 만큼 단순히 기술력 만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며 "생산능력 역시 임상 2상때는 200리터, 향후 500리터까지 배양이 가능하도록 확대하고 GMP시설 해외 확대 등을 통해 스타벅스 커피처럼 전 세계 어디라도 같은 품질의 지아이셀표 세포치료제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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