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64㎞/h 충돌 아이오닉 5, 문 열리고 불 없었다

2023. 1. 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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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충돌 테스트 현장 공개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 강조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12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아이오닉 5 충돌 안전 평가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충돌 안전 평가는 2024년형 아이오닉 5의 64㎞/h 40% 옵셋 충돌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 충돌 상품성 평가에 포함된 항목이다. 64㎞/h의 속도로 전면의 40%를 고정벽에 충돌시켜 탑승자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것이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충돌 시험 카운트다운이 이뤄지고 아이오닉 5가 속도를 붙이며 달려왔다. 그리고 "쾅"하는 파열음과 함께 100t 구조물에 충돌했다. 사방으로 여러 부품의 파편도 튀었다. 차내엔 연기가 발생했지만 배터리와는 관련 없었다. 에어백이 폭발하며 나타난 현상이다.

 운명(?)을 달리한 차체는 운전석 쪽 전면의 충돌 부위를 중심으로 처참하게 손상됐다. 범퍼와 펜더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으며 휠하우스는 뒤로 밀렸고 타이어는 터졌다. 양쪽 사이드미러는 충격의 반작용으로 모두 꺾였다. 전면 유리는 곳곳에 금이 갔다. 그러나 도어는 모두 열 수 있었고 실내 공간과 고전압 배터리팩은 상한 곳 없이 멀쩡했다. 운전석과 뒷좌석에 있던 더미는 안전띠와 에어백 덕분에 제 위치에 무사히 앉아 있었다.


 현대차가 밝힌 이번 시험 결과에 따르면 운전석 에어백, 측면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 더미가 있는 곳의 에어백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안전띠 프리텐셔너와 로드리미터도 정상 작동했고 좌석도 이상 현상이 없었다. 전기차인 만큼 고전압 절연저항 측정결과도 모두 정상이었으며 고전압 배터리 파손으로 인한 전해액 누유나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차체 변형량과 전/후석 더미의 상해 수준도 전 영역 'GOOD' 등급을 달성했다. 

 사실 아이오닉 5는 이미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소문난 IIHS의 안전성 평가에서 그룹 내 주요 제품들과 함께 최우수 등급인 TSP+(Top Safety Pick Plus)를 획득했다. 유로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도 최고인 별 다섯 개를 얻은 바 있다.

 그럼에도 언론에 충돌 시험을 직접 공개한 배경은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다. 배터리 전기차 시대로 향하는 길목에서 최근 우려가 발생하는 안전에 대한 품질 검증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IIHS와 유로 NCAP의 객관적인 자료도 좋지만 실제 현장이 전하는 충격은 오래 남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품질과 함께 안전도 챙기겠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소비자 신뢰의 핵심 요소로 품질과 안전을 강조한 바 있다. 물론 안전성과 관련해 내수형과 수출형은 구분없이 동일하게 적용한다. 시험 현장에 참석한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개발실장 상무는 "소비자 안전 최우선 철학을 기반으로 최상의 제품 개발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높은 안전능을 목표로 신차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충돌 시험을 진행한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은 예전보다 더 분주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매일 100회 이상, 연간 3만회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사고에서 발생하는 여러 충돌 사례 등을 분석해 승객과 보행자 상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회사가 제품 개발 단계에서 진행하는 충돌 시험은 100여 차례로 정면/옵셋(부분 정면), 차대차, 측면/후방 시험을 포함한다. 실제 충돌 시험 전에는 가상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차종당 평균 3,000회 이상의 충돌 해석 과정과 약 4만5,000시간의 안전 개발을 거친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도입에 따른 승객의 다양한 자세 변화에 맞춰 최적의 안전장치를 탑재하는 방안 도출에도 나서고 있다. 점차 비중이 커지는 전기차의 안전성은 고전압 배터리 모듈/팩의 압축 및 충격 단품 시험, 주행 중 하부 충격 시험, 실사고 통계 분석을 통한 전기차 개발 기준 적절성 검토 등 충돌 화재 예방을 위한 패키지 및 설계 구조 검토, 전기차 전용 분석 시설 구축을 통해 확보 중이다.

화성=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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