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방탈출·웹툰·영화·서바이벌…FNC의 이색 홍보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연예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의 이색 홍보 행보가 눈길을 끈다. 소속 가수들의 컴백이나 데뷔 등을 광고할 때 남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가 하면, 오디션 서바이벌 방송으로 '아이돌 밴드 명가'라는 이미지까지 구축하고 있다.
지난 9일 미니 12집 '더 피스 OF9'를 발매한 SF9은 독특한 프로모션으로 시선을 모았다. 신보 콘셉트에 맞춰 방탈출 팝업스토어를 오픈한 것이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명동점 영플라자 지하 1층 팔레트 매장에서 SF9 방탈출 팝업스토어가 열려,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방탈출 팝업스토어에는 SF9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미스터리한 사건 현장 속 요원 콘셉트의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요원으로 변신한 SF9처럼 팬들도 직접 요원이 되어 수수께끼를 풀고 비밀스러운 미션을 수행하는 등 방탈출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스토어에 방문한 사람들은 다양한 미공개 특전, 럭키 드로우 등 여러 즐길 거리를 통해 SF9 새 앨범 콘셉트를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실제 팬들의 반응도 좋다. 다녀온 팬들은 "감탄과 놀라움의 연속", "다들 도전해보시길", "꼭 탈출해야 할 것 같아서 티저 복습하고 갔다", "콘셉트랑 잘 어울리고 인테리어도 멋있다", "힌트도 또 쓸 수 있어서 더 즐기고 왔다. 또 하고 싶다" 등이라며 방탈출 팝업스토어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SF9의 색다른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F9은 2018년에도 미니 5집 '센슈어스' 프로모션 일환으로 웹툰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웹툰 작가 현마담과 협업해 'SF9 질렀어' 웹툰을 선보이는가 하면, 또 다른 웹툰 작가 참치캔이 그린 SF9 멤버들의 캐릭터로 신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 댄스팀 원밀리언, 애니메이션 유튜버 김밍크와도 함께 의기투합해, 타이틀곡 '질렀어'의 하이라이트 댄스 퍼포먼스를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만들기도 했다.
후배 K팝 아이돌 피원하모니의 데뷔 프로모션도 특별했다. 2020년 10월 데뷔한 피원하모니는 데뷔 이전에 세계관 영화로 먼저 대중을 만났다. 창 감독이 연출한 영화 '피원에이치: 새로운 세계의 시작'에 피원하모니 음악적 세계관과 캐릭터를 담아, 데뷔 무대가 아닌 스크린으로 먼저 인사한 셈이다.
이는 K팝 최초로 세계관 영화로 데뷔한 경우로, K팝과 K무비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로 인해 피원하모니의 세계관은 물론, 멤버들의 활동명까지 자연스럽게 먼저 알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영화 OST도 피원하모니 노래로 구성돼, 음악적 역량을 미리 엿볼 수 있었다며 '이색 마케팅'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더불어 FNC가 일본 지상파 방송국 TBS, 국내 음악채널 SBS 미디어넷과 손잡고 제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아이돌 밴드'도 FNC의 남다른 홍보 자질을 짐작하게 한다. '더 아이돌 밴드'는 글로벌 팬들의 심장을 저격할 최고의 밴드 메이킹 과정을 그려내는 프로그램으로, FNC 소속 가수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엔플라잉과 일본 대표 록 밴드 칸카쿠 피에로, 키토크 등 다섯 팀이 출격해 차세대 아이돌 밴드를 발굴한다.
이 과정에서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엔플라잉은 프로듀싱 능력뿐만 아니라 선배로서 힘이 되는 조언 또한 건네며 지원자들을 글로벌 무대로 이끌어가고 있다. 여기에 스페셜 마스터로 FNC 대표이자 총괄 프로듀서인 한성호가 함께 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FNC는 '더 아이돌 밴드'로 소속 가수들의 실력을 재증명하는가 하면, 회사의 '아이돌 밴드 명가' 이미지까지 확고히 했다. 소속 가수들부터 회사까지 브랜딩한 것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방탈출이나 웹툰으로 마케팅하는 것은 MZ 세대 맞춤 홍보라고 볼 수 있다. 가요계에 체험형 팝업스토어가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은 이 시점에서 방탈출이라는 특색을 살린 것 같다. 웹툰 또한 팬층을 고려한 콘텐츠로, 스토리 구성에서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신선한 시도였다. 피원하모니 영화 또한 기존에 유명한 FNC 선배들이 모두 나와 후배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왔다. 팬들의 소속사 내리사랑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는 콘텐츠로 평가된다. '더 아이돌 밴드' 같은 경우도 아이돌 밴드에 능한 FNC라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한 소속사의 색깔을 담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비슷비슷한 K팝 오디션이 아닌 밴드라는 점에서 독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마케팅에서 FNC의 실험 정신이 엿보인다"라고 평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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