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란 만물이 추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는 깨닫는 것"…젊은 틱낫한의 일기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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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운동가이자 세계 불교의 큰 스승 틱낫한이 1962년부터 1966년까지 미국 프린스턴과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연구하던 시절에 쓴 단상들을 모은 신간 '젊은 틱낫한의 일기'가 나왔다.
틱낫한은 현지시간으로 지난해 1월22일 자정 고국 베트남 중부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향년 95로 입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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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평화 운동가이자 세계 불교의 큰 스승 틱낫한이 1962년부터 1966년까지 미국 프린스턴과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연구하던 시절에 쓴 단상들을 모은 신간 '젊은 틱낫한의 일기'가 나왔다.
틱낫한은 현지시간으로 지난해 1월22일 자정 고국 베트남 중부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향년 95로 입적했다. 그는 한평생 평화를 위한 가르침을 펼치며 참여 불교를 설파하고, 걷기 명상, 마음챙김 명상 수행 등으로 불교를 전 세계에 널리 전파했다.
신간 '젊은 틱낫한의 일기'에는 젊은 시절의 삶과 수행,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 베트남에서 전쟁이 진행되는 암담한 현실 앞에서 겪은 인간적인 고뇌와 번민까지 틱낫한의 진솔한 마음이 담겼다.
책은 연대기순으로 미국생활(1962~1963)과 베트남(1964~1966) 순으로 짜였다.
틱낫한은 미국 생활 중에도 이념 간 갈등이 첨예했던 고국의 현실을 아파했다. 그는 보수적인 불교 지도층에게 밀려 길을 잃었다고 느꼈지만 뜻을 함께한 친구들과 1957년 베트남 중부 산악지역에 사원 '프엉보이'(베트남어로 ‘향기로운 종려나무 잎’이란 뜻)를 일구었으나 베트남전쟁의 와중에 파괴되고 말았다.
그는 미국에 건너와서도 프엉보이에서 보낸 소중한 날들과 사람들을 그리워했다. 그는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손수 일군 프엉보이와 함께하던 사람들을 향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동력으로 수행이 성장했노라 고백했다.
틱낫한은 베트남으로 돌아와 지역 경제 발전과 교육, 의료를 위한 주민 자치마을인 ‘스스로 돕는 마을’을 꾸리고 대학의 학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군부는 무능력했고, 고위층 불교 승려들은 보수적이고 안일했다.
책은 안타까운 4년의 기록을 마무리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자비와 사랑에 대해서 독자에게 당부한다.
"검은 진흙과 하얀 눈이 추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는 것을 보기 시작할 때 위대한 자비의 눈을 가질 수 있다"
틱낫한은 그 자비의 눈으로 세상을 사랑으로 보라고 당부한다. 용광로 같았던 역사의 소용돌이를 겪은 그가 삶을 통해 보여준 깨달음의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 젊은 틱낫한의 일기/ 틱낫한 씀/ 권선아 옮김/ 김영사/ 1만5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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