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못난이’, 맛은 ‘잘난’ 김치…배춧값 위기서 빛난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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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농사 풍년으로 산지와 도매시장 배추값이 '반토막' 난 뒤 강원 등 배추 산지 들판엔 수확을 포기해 눈 속에 묻히거나, 얼어버린 배추가 즐비하다.
시장의 뜨거운 반응에 가공 업체는 지난해 11~12월 사이 '못난이 김치' 가공용 배추 1810t을 청주·괴산 등 배추 산지에서 수매하고, 작업량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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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농사 풍년으로 산지와 도매시장 배추값이 ‘반토막’ 난 뒤 강원 등 배추 산지 들판엔 수확을 포기해 눈 속에 묻히거나, 얼어버린 배추가 즐비하다. 그나마 충북 청주 미원, 괴산 등 배추 산지는 덜하다. 충북도의 ‘못난이 김치’ 마케팅이 인기를 끌면서 배추 수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못난이 김치’는 판로를 찾지 못해 밭에 버려질 뻔한 배추로 담근 김치다.
15일 충청북도 등의 말을 들어보면, ‘못난이 김치’는 현재 여러 기관 구내식당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뜨거운 호응에 고무된 충북도는 ‘못난이 김치’를 국내 슈퍼마켓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고, 일본·베트남 등으로의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못난이 김치’는 지난해 12월1일 시판돼 대한적십자사, 충북도청 구내식당 등에 20t이 팔렸다. 같은 달 12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외식가족공제회 온라인 판매에선 6시간 만에 준비한 10t(10㎏ 1천상자)이 모두 팔렸다.
‘못난이 김치’는 버려질 뻔한 배추에 고춧가루·마늘 등 양념까지 모두 국산으로 버무렸으며, 10㎏ 한 상자의 도맷값이 2만9500원이다. 같은 양의 국내산 김치가 3만5천원 이상이어서 평균 6천원 정도 저렴하다. 충북 청주 예소담, 보은 이킴 등 업체 2곳이 ‘못난이 김치’를 가공·판매하는데, 최근 전국에 슈퍼마켓 유통망을 갖춘 지에스(GS)리테일 쪽과 100t 사전 구매 계약을 하는 등 판로가 늘고 있다.
일본 삿포로에는 수출 계약이 성사돼 통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과 미국 수입업자들과도 각각 10t씩의 수출 계약을 추진 중이다. 사업 아이디어를 낸 충북도는 홍보와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장춘례 충북도 농식품산업팀 주무관은 “‘못난이 김치’는 이름은 못난이지만 배추부터 양념까지 모두 국산인데다 품질까지 좋은 ‘잘난 김치’여서 인기를 끈다”며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김치 시장을 잠식한 중국산을 밀어내고 김치 독립을 이루는 선봉 노릇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뜨거운 반응에 가공 업체는 지난해 11~12월 사이 ‘못난이 김치’ 가공용 배추 1810t을 청주·괴산 등 배추 산지에서 수매하고, 작업량도 늘렸다. 청주시 미원에서 배추 농사를 하는 민범식(77)씨는 “올해 배추값이 워낙 좋지 않아 주변 들판에 널려 있는 배추가 수두룩해 마음이 아프다. 다행히 ‘못난이 김치’ 업체와 계약이 성사돼 3천평 남짓 심어두었던 배추를 처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어쩌다 못난이’, ‘건강한 못난이’, ‘착한 못난이’ 등 ‘못난이’를 콘셉트로 한 상표 출원을 마쳤다. 충북도 농식품산업팀 관계자는 “‘못난이’를 지역 농산물 대표 상품으로 키울 참”이라며 “사과 등 지역의 다른 특산물도 ‘못난이 마케팅’의 대상 품목에 올려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이달 말 농협충북본부 등과 ‘못난이 사과’ 판매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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